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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브리핑 365] 대기업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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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브리핑 365] 대기업 칼바람

2020-01-01 01:00:04

한국직업방송

[고용브리핑 365]


- 진행: 석지연 아나운서

- 출연: 팽재용 기자 


[앵커]

네, 뉴스 속 경제 이슈를 심층 분석하고, 최신 고용 동향을 살피는 <고용브리핑 365> 시간입니다. 팽재용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대기업에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쇄신이란 이름 속에 일고 있는 감원한파. 이슈픽에서 살펴봅니다.

 

[앵커]

인사교체. 구조조정. 희망퇴직... 관련 뉴스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어요. 하반기가 시작되자 임원자리부터 교체에 감원까지 시작된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유독 임원인사가 잦았죠.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할 수 있는 262개사의 공시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262개사의 임원 수는 9천 742명으로 집계됐다고 하는데요. 이는 4년 전인 2015년 말보다 53명이 줄어든 수치였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30대 그룹이라면 어느 정도 탄탄함이 보장되는 그룹인데 이 중에서도 상당 수의 임원이 줄었다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임원 수가 가장 많이 줄은 건 삼성그룹이었는데요. 4년 전 삼성그룹의 21개사 임원의 수는 2천 276명이었지만 올해는 2천 명 아래로 떨어진 1,920명으로 356명이 들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무려 세 자릿수가 감소한 건데요.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개별 기업 중 유일하게 감소 인원이 100명을 넘긴 131명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만이 아닙니다. 두산과 현대중공업 모두 임원이 100명 이상 줄었는데요. 포스코는 44명, GS, 하림, 대림, 미래에셋은 20명 가까이 줄었고, 금호아시아나 한진 역시 10대의 감소폭을 보였습니다.

 

[앵커]

임원이 줄어든다는 건 기업차원에서 그만큼 조직을 간결하게 구성하겠다는 경영전략을 세울 때도 줄지만, 실적이 나오지 않거나 임원에 들어가는 여러 가지 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감축을 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이번에는 어떤 속내가 있었던 건가요?

 

[기자]

네, 업계에서는 대기업에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한편 실적 부진과 같은 악재가 임원 수를 줄이는 요인이 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임원만이 아닙니다. 일반 직원들에게도 칼바람이 든 건 마찬가지죠. 구인구직 플랫폼 인크루트가 국내 기업 814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1%의 기업이 ‘올해 인력 구조조정이 있었다’고 응답했는데요. 또 42%는 지난해보다 감원 규모가 늘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응답기업 3곳 중 1곳은 대기업으로 대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이 가장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더구나 감원규모도 늘었다는 거잖아요. 참 안타깝네요... 그렇다면 직원 중에서 구조조정이 되는 경우는 어떤 경우였나요?

 

[기자]

네, 가장 많이 구조조정이 된 인력은 ‘희망퇴직 의사가 있는 사람’이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희망퇴직이 정말 ‘퇴직을 희망해서’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기업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다보니 이에 대한 눈치를 보다 떠밀리듯 반타의적으로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바로 그 점이 안타까운 겁니다. 뿐만 아니라 저성과자와 정년에 가까운 재직자 역시 구조조정 대상자였는데요. 실적은 오르지 않고, 나이와 연봉이 높을수록 기업에서 구조조정 대상으로 유력하게 보고 있으니 이들 중 상당수는 희망퇴직자로 빠졌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한동안 잠잠했던 대규모 구조조정 바람이 올해 갑자기 거세게 불어닥친 것 같은데... 이렇게 많은 기업들에서 구조조정을 벌이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원인은 한 가지만으로 분석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 침체된 경기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데 미ㆍ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와 같은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며 올해 유독 기업의 실적이 악화된 상황이죠. 하지만 조만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면, 우선은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겠지만, 이렇게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는 건 기업들이 당분간 경기침체가 장기화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 때문에 전기전자, 자동차, 철강, 디스플레이, 기계는 물론 항공까지 모든 업종의 기업에서 구조조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죠.

 

[앵커]

더구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도 많았어요. 특히 항공업계는 양대 항공사가 모두 구조조정을 실시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한항공은 연간 1조 원에 달하는 적자에 결국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6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는데요. 아시아나항공 역시 4월 매각을 발표한 직후에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습니다. 사람을 중시한다는 인화정신으로 대표되는 LG그룹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발 디스플레이의 공격으로 연일 악재를 맞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2007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카드를 꺼내들었는데요. LG이노텍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 외에도 현대제철, 삼성중공원,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많은 대기업에서 희망퇴직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문제는 일부 기업의 경우, 경영상황자체가 어려우니 희망퇴직을 했다고 해서 기본급의 상당한 배수의 퇴직금이나 한동안 자녀 학비를 지원해주던 혜택마저 없앤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네, 참 시린 연말입니다. 다음은 유용한 경제용어만을 쏙쏙 골라 소개하는 <뉴워드> 시간이죠?

 

[기자]

네, 오늘의 뉴워드는 <알파벳 공포>입니다. ‘특정 알파벳을 언급하며 무슨 공포가 시작됐다.’ 이런 식의 뉴스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L의 공포’가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요. L의 공포는 ‘lay off’, 즉 해고를 뜻하는 말입니다. 매출이 떨어지면 기업에선 구조조정의 카드를 꺼내게 되는데요. 이러한 구조조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을 때 L의 공포가 시작됐다고 하죠. 하지만 L의 공포가 시작되기 전에는 늘 먼저 ‘R의 공포’가 감지되는데요. 바로 Recession, 경기후퇴, 즉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불경기가 이어지면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매출이 악화되며 직장인은 물물론 자영업자들에게도 여파가 갈 수밖에 없는데요.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이 계속되며 R의 공포가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미국, 유럽에까지 번지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불경기가 지속되고 저성장이 계속되면 또 다른 우려도 발생하잖아요. M의 공포도 최근 자주 등장하는 단어 아닌가요?

 

[기자]

‘M의 공포’ 즉, 그러니까 마이너스에 대한 공포입니다. 특히 M의 공포가 두드러지는 건 기준금리죠. 경제가 활력을 잃은 유럽 각국에선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상태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마이너스 금리는 우리나라에 DLF와 같은 최악의 금융사태를 야기시키기도 했죠. 뿐만 아닙니다. ‘D의 공포’와 같은 디스플레이션 공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디스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 같은 공포들이 연이어 지속되어 돌아간다는 건 악순환이 반복되며 경제회복에 대한 가능성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알파벳의 공포를 해결하기 위해선 보다 효과적인 개선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곧 있으면 새해를 맞이하는데 우울한 주제로 여러분과 마주했다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기 전에 무겁고, 우울한 짐은 반드시 털고 가야겠죠. 저는 올해의 걱정을 이제 이 스튜디오에 내려놓고 새해를 맞이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0년에는 부디 희망찬 일만 가득한 한해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오늘도 팽재용 기자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고용브리핑 36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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