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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즘] 재벌가 3세 일탈…기업 흔드는 '오너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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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즘] 재벌가 3세 일탈…기업 흔드는 '오너 리스크'

2019-09-15 11:46:27

[뉴스프리즘] 재벌가 3세 일탈…기업 흔드는 '오너 리스크'
[명품리포트 맥]

▶ 현실판 '조태오'…끊이지 않는 재벌가 3세 일탈

<영화 '베테랑' 중> "(조태오라고 알아?) 신진그룹 셋째? 기업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유명한 모양이더라고."

영화 '베테랑' 속 재벌가 3세 조태오는 마약을 투약하거나 사람을 때리고 도로 위 무법 질주를 하는 등 각종 범죄를 일삼습니다.

<영화 '베테랑' 중> "조태오씨 재미있게 사시네? 근데 죄는 짓고 살지 맙시다."

 2015년 영화 개봉 때부터 실제 재벌가 자제들이 일으켰던 사건들을 토대로 만들어진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재벌 3세의 일탈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2016년 대림가 3세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이 운전기사를 상습폭행한 혐의로 기소됐고, 한화그룹 3세 김동선씨는 2017년 술집 종업원을 때려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뒤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만취 상태에서 변호사 2명에게 행패를 부린 혐의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특히 마약 투약 혐의로 올해에만 SK그룹 3세 최영근씨와 현대가 3세 정현선씨, CJ그룹 3세 이선호씨 등 굴지의 재벌가 자제들이 줄줄이 붙잡혔습니다.

<정현선 / 현대가 3세> "(마약을 구매하고 투약한 혐의 인정하십니까?) …"

전문가들은 재벌가 3세들의의 마약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 이들 대부분이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해외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꼽습니다.

<이한덕 /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예방사업팀장> "마약을 담배 피우듯이, 큰 죄의식 없이 사용하고 중독됐다가 한국에 들어와서도 다시 사용하는… 불법성에 대한 인식이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에 비해서 굉장히 떨어집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법적 처벌을 받더라도 금세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점도 재벌 3세들의 말썽이 계속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현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기업은 금고 이상의 유죄 판결을 받아도 등기임원 선임은 가능합니다.

결국 총수 자녀들이 불법 행위를 해도 경영에 참여하는 데 큰 제약이 없는 겁니다.

연합뉴스TV 김보윤입니다. (hellokby@yna.co.kr)

▶ 총수들 줄줄이 법정에…기업 흔드는 '오너 리스크'

<김명수/대법원장> "뇌물 공여와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횡령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2심 재판부가 무죄로 판단했던 뇌물 등 혐의를 대법원이 유죄로 판단하면서, 다시 법정에 서야 할 처지에 놓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미중 무역분쟁와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내외 사업여건 악화 속에 그룹 총수가 또 다시 법정 구속의 갈림길에 서게 되자 삼성전자의 경영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뇌물 혐의 등에 대한 3심 재판을 앞두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은 이재용 부회장과 같은 재판 결과가 나올지 긴장하고 있습니다.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최근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정구속은 면했지만 검찰의 항소로 2심 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입니다. 
 
대기업 총수들의 위법 행위는 해당 기업의 이미지와 주가,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안진걸 / 민생문제연구소 소장> "오너 리스크 때문에 그 기업의 평판이 떨어지고 임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심지어 그 기업의 주식까지 떨어지면서 주주들까지 손해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

일각에선 '오너 리스크' 방지를 위해서 기업 소유와 경영을 합리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채이배 / 바른미래당 의원> "적은 지분으로 황제 경영을 하는 오너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무능하고 부도덕한 경영진을 배제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확립해야…"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총수의 위법 행위에 대한 감시·견제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박현우입니다. (hwp@yna.co.kr)

▶ 주주권 강화로 견제" vs "경영 자율성 침해"

지난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장 앞에 소액주주들이 모였습니다.

당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회사에 손해를 끼친다며 목소리를 높여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했습니다.

결국 조 회장은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적극적인 반대로 연임에 실패했습니다.

<김남근 /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부회장> "조양호 이사의 연임 실패를 계기로 해서 대한항공이 이런 불투명한 회사 내부 운영 구조, 내부 통제 구조들을 대대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것이 아닌가…"

소액주주들의 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주주 행동주의'는 재벌 오너들에 대한 새로운 견제 장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작년 10대 그룹 상장사 소액주주는 490만명 수준으로 1년새 88만명이 늘었는데 이들의 지분율은 절반을 넘긴 52.8%에 달합니다.

다만 아직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안이 제한적이라 이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권오인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본부 국장> "현재 사실상 소액주주들이 주총을 통해서 주요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크게 없습니다. 투표제도 유명무실하고…"

반면 재계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된 데 이어 5% 이상의 지분을 가진 기관투자자에 대한 공시 의무가 완화되기 때문입니다.

기관투자자가 위법 행위를 한 기업 임원의 해임을 요구할 때 지분율, 자금조성 내역 등을 포함한 상세 공시를 해야 하는 것이 약식보고로 바뀌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가능해지는 겁니다.

재계에서는 기관투자자에 대한 정부의 입김을 걱정하는 동시에 해외 행동주의 펀드들의 경영권 개입을 우려합니다.

<재계단체 관계자> "우리나라에서는 경영권 방어 장치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확보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공정경제 목적 이면에 기업들의 장기 가치, 장기 생존이 우려되는…" 

기업들은 경영권 안정이 중요하다고 외치지만 주주들의 이익 훼손 방지와 경영진 견제 장치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동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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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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