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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즘] 달라진 소비자…변화 못쫓는 마트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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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즘] 달라진 소비자…변화 못쫓는 마트 규제

2019-10-06 18:53:11

[뉴스프리즘] 달라진 소비자…변화 못쫓는 마트 규제
[명품리포트 맥]

▶ 마트 규제 10여년…시장·골목상권 여전히 "어렵다"

정부는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2010년 대규모 점포에 대한 법적 규제를 도입했습니다.

전통시장 인근 대형마트 출점을 막고 월 2회 공휴일 휴업을 강제한 게 대표적입니다.

그러면 과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살아났을까?

<민병임 / 전통시장 상인> "경기는 좀 많이 어렵죠. 어려운 상태인데 지금 견뎌내기는 부족하지만…추석 때 좀 팔리고 나서 살아나야 하는데 금년에는 그렇지 않고 많이 늦춰지는 그런 느낌입니다."

반면,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이 아니라도, 식자재 마트, 할인마트, 도매마트 등의 이름을 단 새로운 업태들이 시장과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도 대형마트 못지않고 쉬는 날도, 출점 제한도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 망우동에 위치한 전통시장입니다. 

시장 입구 바로 옆에 식자재마트가 성업 중입니다.

실제 5년간 전국 24개 대형마트 인근 신용카드 이용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매출 50억원 이상 중대형 슈퍼는 68개에서 152개로 급증했고 상권 내 매출 비중도 7%P 높아졌습니다.

반면, 매출 5억원 미만 점포는 28% 줄고 매출 비중 역시 감소했습니다.

대형점포 규제로 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려면 규모별로 세분화한 정교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미순 / 전통시장 상인> "중대형 마트 같은 경우에도 같이 닫으면 재래시장이 좀 살지 몰라도 그렇지 않는 이상은 크게까지는 없어요."

상인들은 더 강한 규제를 원하지만, 소비자들은 골목상권과 시장의 개선 노력을 원하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한 시장조사기업이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골목상권 침체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 탓이란 답은 28%에 그친 반면, 자영업자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는 답이 85%에 달했습니다.

<김성엽 / 부산시 수영구> "카드를 받아주는 것도 뭐 괜찮은데, 아무래도 불명확한 원산지 이런 게 개선되어야 좀 저희 세대도 전통시장을 이용하지 않을까요?"

연합뉴스TV 김동욱입니다. (dk1@yna.co.kr)

▶ 대형마트는 벌써 '저무는 해'…대세는 온라인 쇼핑

지난 10여년간 유통산업은 대형마트의 시대였습니다.

대형마트는 전통시장을 빠르게 대체했고 대형마트 가격이 곧 해당 제품 대표가격이었습니다.
 
이들이 만든 기업형 슈퍼마켓은 골목상권 황폐화 논란까지 빚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3~4년 새 상황은 다시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쇼핑 매출은 11조2,000억원대, 작년 8월보다 21.4% 급증하며 월 단위 역대 3위였습니다.

반면,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2분기 창립 후 처음 299억원의 분기 적자를 냈고 8월 매출은 초저가상품으로 대대적 공세를 펴고도 4.4% 증가에 그쳤습니다.

의류, 화장품 같은 고마진 상품의 온라인 판매 확대를 시작으로 성장과 수익성 모두 뚜렷하게 둔화한 겁니다.

반면, 지난해 처음 연간 100조원대를 넘은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올해 130조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선, 언제 어디서든 컴퓨터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장보기를 끝낼 수 있어 쇼핑의 시, 공간 제약을 뛰어넘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입니다.

오프라인보다 싼 가격 역시 고객을 끌어모으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김영오 / 온라인 쇼핑몰 MD> "오프라인 매장보다 유통단계가 적어서 제품 자체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 같고요. 할인쿠폰이나 적립 포인트 행사들이 많아서 소비자들이 아주 알뜰하게 쇼핑할 수 있다는…"

최근에는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현관 앞에 물건을 배달해주는 새벽배송에 유통업체들마다 뛰어드는가 하면, '00페이'로 불리는 간편결제 시스템까지 더해져 마트는 한산해지고 온라인 쇼핑엔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 중입니다. 

1, 2인 가구 급증이란 사회구조 변화에 출점 제한, 의무 휴업 같은 규제까지 겹친 대형마트가 정체를 면치 못하는 동안, 유통시장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중입니다. 
 
연합뉴스TV 한지이입니다. (hanji@yna.co.kr)

▶ 소비자는 없는 제로섬 게임…"이젠 경쟁력 강화를"

2013년 롯데쇼핑이 복합쇼핑몰 부지로 서울시로부터 사들인 땅입니다.

하지만 6년이 지나도록 허가가 나지 않아 풀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인근 상인들의 반대가 있었고 그런 것 때문에 건축 허가와 상생을 같이 논의하다 보니까…"

이런 사례는 앞으로 더 흔해질 전망입니다.

복합쇼핑몰 출점 시 1개 대표업종뿐 아니라 주요 업종들은 모두 주변 상권 영향평가를 받도록 하는 등 규제를 한층 강화한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공포됐기 때문입니다.
    
<서용구 /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중소상인들에게 규제효과가 돌아가서 잘 돼야 되는데 그렇지 않잖아요…경제가 어렵고 소비를 촉진해야 되는 정책을 해야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출점을 방해하는…"

의무휴업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을 복합쇼핑몰에도 적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도 국회에 상정돼있습니다.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처럼, 심야나 주말에만 쇼핑할 수 있거나 다양한 고급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고려는 애초에 없는 겁니다.

<박진홍 / 경기도 용인시> "쇼핑몰을 방문해서 쇼핑이나 식사를 하는데 주말에 운영을 안 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불편할 것 같습니다."

<이해림 / 서울시 송파구> "쇼핑하는 품목이나 비슷한 품목도 겹치는 게 없고 종류나 쇼핑몰 자체가 다른데 전통시장 활성화와는…"

이미 시장·골목상권만이 아니라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으로 백화점, 대형마트도 성장을 멈추고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정책도 달라져야 하는 겁니다.

<강석구 / 대한상공회의소 팀장> "보호 관점보다는 경쟁력을 높이는 관점으로 접근해야될 것 같습니다. 전통시장의 특성화 시장, 관광을 특성화한다든지 그 지역을 특성화한다든지…"

한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한쪽이 피해를 본다는 제로섬 게임 방식에서 벗어나 대형유통업체들과 전통시장이 상생할 수 있는 현명한 해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연합뉴스TV 소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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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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