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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라임·옵티'에 秋·尹 갈등까지…또 정쟁에 갇힌 국감

Y-Story명품리포트 맥

[여의도풍향계] '라임·옵티'에 秋·尹 갈등까지…또 정쟁에 갇힌 국감

2020-10-25 10:18:55


[여의도풍향계] '라임·옵티'에 秋·尹 갈등까지…또 정쟁에 갇힌 국감

[앵커]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이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 등 각종 정쟁성 현안이 정국을 뒤덮으며, 이번에도 '졸속 국감' '맹탕 국감'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준흠 기자가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국정감사는 흔히 '국회의 꽃'이라고 불립니다.

정부 정책을 점검하고, 피감기관이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국민 입장에서 따져 보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국감을 통해 국회는 우리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낼 여러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최근에는 유치원 사이에 만연한 회계 비리를 뿌리 뽑았고, 서울교통공사 임직원 고용 특혜 의혹을 수면 위로 올려, 전체 공공기관 채용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국민적 관심이 높다 보니 관련 없는 유명인을 증인으로 부르거나, 눈에 튀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일도 잦습니다.

<선동열 / 국가대표 야구팀 감독> "저는요. 소신 있게 뽑았습니다. 소신 있게 뽑고요."

<손혜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래서 우승했다는 얘기하지 마십시오. 그 우승이 뭐 그렇게 어려운 거라고 다들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죠?"

<김진태 / 자유한국당 의원> "사살된 퓨마와 아주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지만 그 퓨마를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서…."

<김병욱 / 더불어민주당 의원> "과연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벵갈 고양이를 이 회의장에 갖고 온 것이 동물학대 아닐까요?"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여야 정쟁이 과열돼 전쟁터로 변하고는 한다는 것입니다.

<이언주 / 바른미래당 의원>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세요! 본인이 나중에 말씀하세요."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의원> "답변을 막은게 아닙니다. 이언주 의원님도 그만하세요."

<이훈 / 더불어민주당 의원> "왜 질의를 계속하시냐고요!"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 정회를 선포합니다."

21대 국회 시작, 여야 모두 '일하는 국회'를 내세웠죠.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지난번과 비교하면 어땠을까요?

코로나19 탓에 국정감사장 참석 인원을 줄이며 논란이 덜하긴 했지만, 증인으로 누구를 부르냐를 두고 여야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펭수, 이근 전 대위 등이 물망에 올랐다가 논란을 일으키는 등 증인 신청부터 벌어지는 기싸움, 여전했습니다.

<하태경 / 국민의힘 의원> "병역의 공정성과 국민 보호라는 대한민국 헌법에 가장 중요한 두 개의 가치에 대해서 논하기 위해서 우리가 증인을 얘기하는 건데…"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미애 장관 자제분 문제는 야당이 우려먹을 만큼 우려먹었습니다. 언론 보도만 해도 아마 1만 건도 넘을 겁니다."

상대 당 의원을 향해 고성을 지르거나 막말을 일삼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박대출 / 국민의힘 의원> "질의 시간에 답변을 하면 질의를 언제해요."

<이원욱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을 그러면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그게 말이 돼요? 가만히 있으니까… "

물론, 차분하게 정책질의를 이어가는 의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큰 변화를 이끌 '한 방'은 없었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이번 국정감사 직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 북한 공격으로 숨진 공무원 사태 등이 현안으로 불거졌는데요.

이는 고스란히 국감장을 뒤덮었습니다.

국민의힘이 제기한 추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은 결국 검찰 수사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적법한 휴가였다는 걸 뒤집을 결정타 없이 지루한 공방이 되풀이됐습니다.

공무원 피격 사건 역시 군과 해경 등을 관할하는 모든 상임위원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든 핵심 주제였습니다.

중간에 나온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 결과 역시 국감을 뒤덮었습니다.

이 사안들은 모두 국감 중간에 수사 결과가 나오거나, 감사원 감사 결과가 확정됐지만, 이미 정치 쟁점화한 이후여서, 국가기관의 공식 발표마저 신뢰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중심에 놓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가운데, 윤 총장의 국회 출석으로 여야 갈등도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대외 활동이 거의 없는 윤 총장은 등장 자체가 화제였습니다.

윤 총장이 작심한 듯 강경 발언을 이어가는 동안, 여권은 윤 총장의 답변 태도 문제로 말싸움을 하다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윤석열 / 검찰총장> "하이 참… 아니 이 사건이…"

<박범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총장님, 자세를 똑바로 해주세요. 수감 기관입니다."

<소병철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금 증인의 답변 태도가 묻는 말에만 답을 해야 되는데 하나를 물으면 10개를 답을 합니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국감하는지 모를 지경이에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적절성 여부를 놓고는 여야 간 대리전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신동근 /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인이 수억대 뇌물 먹었다는 첩보가 들어왔는데 반부패 부장은 패싱하고 그걸 석달간이나 깔아뭉갭니까?"

<장제원 / 국민의힘 의원> "왜 그러셨어요. 대통령이 검찰총장 임명장 줄 때 살아있는 권력 수사하라, 그 말 곧이곧대로 믿으셨어요?"

정작 라임·옵티머스 피해 상황 분석과 재발 대책 등 정책 질의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여야 갈등으로 발생하는 정쟁, 이로 인한 정책국감 실종,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한숨까지, 국감이 끝날 때마다 이럴 거면 국감 왜 하냐며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바람 잘 날 없던 국정감사는 이제 막을 내리지만, 국회는 계속 바람 잘 날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이 국감이 끝나자마자 출범하겠다고 예고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그리고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또다시 무한 대치정국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h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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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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