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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풍향계] '내겐 너무 아픈 손가락'…정치인과 자녀들

Y-Story명품리포트 맥

[여의도 풍향계] '내겐 너무 아픈 손가락'…정치인과 자녀들

2019-09-22 09:00:32

[여의도 풍향계] '내겐 너무 아픈 손가락'…정치인과 자녀들
[명품리포트 맥]

40%, 이틀 전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입니다.

지난해 5월 83%까지 치솟았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점차 감소하더니, 1년 반도 안 돼 반 토막이 났습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전후로 급감하는 추세입니다.

'조국 이슈'가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데, 발단이 된 '나비의 날갯짓'은 자녀 문제였습니다.


"딸의 논문과 대입·대학원 관련 부분은 적법 불법의 여부 떠나 많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조 장관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와 장학금 특혜 논란 등은 대학가 '촛불 집회'의 도화선이 됐고,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와 부인 정경심 교수의 '법정행'을 결정지은 '결정적 한 방'도 결국은 딸의 표창장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조 장관 본인이 아닌 '자녀 문제'가 청와대와 여의도를 흔드는 태풍의 씨앗이 된 건데,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 전혀 다른 곳에서 또 다른 '자녀 문제'가 불거져 나왔습니다.


"딸의 논문과 관련해 후보자와 후보자 처가 전혀 관련 없다고 말씀하시겠습니까?"

이처럼 인사청문회에서 딸 관련 문제로 조 장관을 몰아붙였던 한국당 장제원 의원.

공교롭게도 청문회 바로 다음 날, 부메랑을 맞게 됩니다.

아들의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논란 때문인데 장 의원은 아들의 잘못을 인정한다며 성인으로서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한다며 선을 그었지만, 같은 당 신상진 의원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기도 하는 등 자녀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었습니다.


"장제원 의원은 타인을 비판한 잣대와 동일하게 자신을 바라보며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직전 정권을 '파국'으로 몰고 간 '국정농단' 사태 때도 '자녀 문제'는 국민을 가장 분노케 했던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둘러싼 특혜와 불법은 당시 표현을 옮기면 '촛불'이 '횃불'로 번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화여대 입학부터 학점, 출석까지 특혜가 있었다고 조사돼서 입학 취소도 됐는데 인정하시나요?) 네, 저는 학교를 안 갔기 때문에 입학 취소는 당연히 인정을 하고요, 저는 입학 취소에 대한 것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고 죄송합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아들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정치인도 있습니다.

2014년, 정몽준 당시 서울시장 후보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아들이 SNS에 올린 '국민 정서 미개' 글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제 막내아들 녀석도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자식 문제로 속을 끓이기는 역대 대통령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결과론적으로 '불행의 씨앗'이 된 최태민 목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얽히는 걸 생전 극도로 경계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도중 자녀가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로,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이번 사건에 대하여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자식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책임을 통절하게 느껴왔으며, 저를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린 데에 대해서 부끄럽고 죄송한 심정으로 살아왔습니다."

이쯤 되면, '무자식 상팔자'라는 속담이 적어도 정치판에서만큼은 꼭 들어맞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닙니다.

자녀로 인해, 특히 자녀들의 '훈훈한 외모' 때문에 정치인 본인의 인지도가 동반 상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딸 유담 씨의 미모가 입소문 나며 '국민장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유승민 의원이 대표적입니다.


"제가 자진해서 아버지를 돕기로 한 것이고, 지금도 아버지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유일한 후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저는 끝까지 아버지를 도울 겁니다."

또, 방송 활동을 하는 윤세인 씨와 송일국 씨를 각각 딸과 아들로 둔 김부겸 의원과 김을동 전 의원도 '자녀의 유명세'가 본인의 이미지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케이스입니다.

수신제가 치국 평천하, 결국은 가정을 잘 다스려야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도 잘할 수 있다는 평범한 이치는 단순하지만, 그 실행에 있어서만큼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쯤 되면 자녀와 관련해서 정치인들이 새겨야 할 우리 속담은 '무자식 상팔자'가 아니라 어쩌면 '뿌린 대로 거둔다'가 아닐까요.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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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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