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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풍향계] 빨라지는 야권재편 시계…꿈틀거리는 보수 잠룡

Y-Story명품리포트 맥

[여의도 풍향계] 빨라지는 야권재편 시계…꿈틀거리는 보수 잠룡

2019-10-07 08:46:02

[여의도 풍향계] 빨라지는 야권재편 시계…꿈틀거리는 보수 잠룡
[명품리포트 맥]

[앵커]

내년 총선을 반년 앞두고 야권재편론이 부상하자 보수 진영의 잠룡들도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총선 판도 구축이 다가올 대선 가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이번주 여의도 풍향계에서는 보수 통합과 맞물린 야권 주자들의 움직임을 최지숙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그 어떤 훌륭한 의도와 명분도, 선거에서 패배하면 쓸쓸히 잊혀지고 사그라드는 것이 정치판의 섭리입니다.

과정이 아닌 결과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정치에서 선거 승리에 각 당이 사활을 거는 이유입니다.

상대적으로 세가 약한 야권이 선거를 앞두고 주로 선택하는 전략은 '아우르기', 즉 통합과 결집입니다.

보수 잠룡들도 총선 6개월을 남기고 서서히 세 결집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우선, 잠행을 이어온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침묵을 깼습니다.

당내 상황에 한동안 말을 아끼고 전면에 나서지 않던 유 의원은 이대로는 희망이 없다며 새로운 길 모색을 선언했습니다.


"이대로는 아무 희망이 없고 절망뿐이라는 그런 공통의 인식을 우리 모두가 갖고 있기 때문에 사즉생의 각오로 새로운 선택을 여러분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론 내리겠습니다."

탈당 신호탄을 쏘아올린 유 의원은 안철수 전 의원을 비롯한 당 안팎의 인사들과 접촉하며 의견 수렴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독일로 떠났던 안 전 의원은 마라톤 도전기를 담은 책 출간으로 정계복귀 몸풀기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입국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9월 1년 체류 일정으로 떠났던 만큼 복귀가 머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의 독자 행보가 가시화되자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들에게 대통합에 나서자는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문호를 활짝 열고 우리 헌법 가치를 지키기 위한 자유민주 세력의 대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을 열어놓고 함께 하겠습니다."

과거 새누리당을 깨고 나간 유 의원에 대해 친박계는 여전히 함께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황 대표는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고 할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일찌감치 유 의원에 러브콜을 보냈던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보수 통합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 대한민국 헌법을 지키겠다는 세력들은 (누구든)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수 야권 결집의 구심점은 역시 '반문·반조 연대'입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를 둘러싼 의혹과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은 흩어져있던 보수 인사들이 한 데 모일 명분이 되고 있습니다.

조 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한국당의 개천절 광화문 집회에는 유력 보수 주자들이 총출동해 저마다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그동안 황 대표와 대척점에 서 있던 홍준표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시장도 연단에 서서 힘을 보탰습니다.


"지난 잘못은 모두 묻어버리고 모두가 하나가 돼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할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입니다."

중앙 정치에 말을 아껴온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SNS 등에서 서울대 법대 동기인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원 지사는 앞서 황 대표 주도의 야권 통합 필요성을 강조하며, 본인도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통합) 주도는 당연히 큰 집이 해야 되고요 큰 집의 지도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당의 황 대표님에게 야권 통합을 주도할 기회를 당연히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은 문재인 정권과 조 장관을 비판하는 페이스북 글을 올리며, 한때 여의도 정가에서 복귀설이 흘러나왔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딸의 마약 밀반입 사건이 터지며 정계 복귀에 급제동이 걸렸습니다.

총선을 겨냥한 보수 세력의 결집으로 야권발 지각변동이 본격화하는 모양새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습니다.

계파갈등 봉합과 낡은 이미지 쇄신이 당면 과제로 남아있고, 당대당 통합이나 흡수통합, 선거 연대론 같은 다양한 재편 시나리오를 두고 격렬한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명제를 지렛대 삼아 보수 진영이 통합과 재건에 성공할지, 또 그 과정에서 누가 유력한 차기 주자로 부상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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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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