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베개 제공]


◇관계도시

저자 박희찬 / 출판 돌베개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덴마크를 포함한 유럽에서 20년 가까이 보낸 건축가 저자의 '덴마크 코펜하겐 도시 건축' 책입니다. 루이스 폴센 조명, 아르네 야콥센의 개미 의자 등 흥미진진한 덴마크 가구 디자인 사례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스톡홀름의 주거 형태와 주거 소유 개념, 그 속에서 관계 맺는 덴마크인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저자는 "주거 형태의 선호도는 개개인의 사고방식과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며, "웰빙을 추구하는 덴마크 사회는 주거 형태와 관련된 개인의 삶뿐 아니라 도시의 모습까지 바꾸었다"고 말합니다.

짧을 땐 일조 시간이 일곱 시간도 되지 않는 우울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덴마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한 문화는 '휘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어울리며 좋은 시간을 보내는 이 '휘게' 문화가 만든 덴마크 디자인, 주거 문화의 핵심 요소를 담아냈습니다.

덴마크의 최신 유명 디자인 제품을 소개하지도, 최근 주목받는 디자인 동향이나 젊은 건축가들을 애써 소개하려 하지도 않는다. 대신 덴마크적 일상의 배경이 되는 디자인, 건축, 도시를 들여다보고, 거꾸로 일상의 모습을 통해 다시금 덴마크의 디자인, 건축, 도시를 살필 수 있는 순환적 구조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프롤로그 중)

코펜하겐은 고층 주거 건물이 거의 없고 저층형 공동주택이 가장 많다. 서울의 주거 절반 이상이 고층형 공동주택(아파트)인 것과 대조적이다. 코펜하겐의 인구밀도가 서울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기도 하지만, 코펜하겐의 근대화가 300여 년 동안 서서히 일어난 데 비해, 서울은 10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근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었다는 데서 기인하는 차이다. 저자에 따르면, 서울의 초고층 빌딩숲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돈과 경쟁을 추구하는 한국 사회의 특징과 대도시의 익명성을 여실히 보여준다면, 코펜하겐의 5층 내외 중정형 공동주택은 덴마크 사회가 추구하는 상생주의와 공동체주의를 대변한다. 이러한 덴마크적 일상이 조직 문화로 표현된 것이 19세기 이후 덴마크 사회 시스템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협동조합이고, 주거 건축 유형으로 발현된 것이 중정형 공동주택, 덴마크 고유의 타운하우스인 레케후스(rækkehus), 그리고 덴마크 주거 복지를 대표하는 사회주택(almenbolig)과 협동조합주택(andelsbolig)이다. (출판사 소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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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롬(ro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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