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들이 하나둘 입을 열고 있습니다. 박은지는 SNS에 7년이라는 모진 세월 참고 버텨봐서 그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외로운지 안다며 고인이 된 후배 오요안나를 추모했습니다. 배수연 역시, "나 때도 그랬다"며 한낱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였던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은 없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지난해 9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의혹이 뒤늦게 불거지자, MBC 소속이었던 기상캐스터 선배들이 자신이 다닐 때도 그랬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한 겁니다.
반면 이문정은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냔 글을 올렸다가 비판이 일었습니다. 이문정은 이후 이번 사건과 무관한 개인 생각이었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따가운 대중의 시선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송인 장성규도 고인을 추모하는 누리꾼들의 표적이 됐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단체 대화방에 장성규의 이름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고인이 장성규에게 고립감을 호소했다는 내용이어서 그의 SNS는 고인의 피해 사실을 알고도 방조했느냐는 비난 댓글이 줄잇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들이 침묵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상 출연중인 프로그램도 항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오늘(4일)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은 라디오 방송 하차를 결정하는 등 이번 사태를 둘러싼 후폭풍은 거셉니다.
방송계 노동인권 전문가들은 고인의 비극을 아나운서, 영상취재기자, 영상편집기자, VJ, 작가, 피디 등 방송업계 전반에 걸친 비정규직 처우 문제와 연관 지어 바라봤습니다.
김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장은 "기상캐스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방송사에 있는 비정규직 직군들이 노동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열악한 노동 환경 속에 계속 노출되어 있다"라며 "그 속에서 치열한 경쟁들에 노출되는 경우, 또 위계적인 조직문화까지 겹쳐지면 고인이 겪은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방송사에 불합리한 프리랜서가 난발되는 고용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MBC 진상조사위원회가 어제(3일) 구성을 마치고 내일(5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실 규명에 나선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과 관련한 국회 청문회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이 방송사 내 직장 문화와 비정규직 처우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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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석(codealp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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