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1월 강원도 속초의 한 테마파크에서 초등학교 현장 체험학습 도중 한 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담임교사가 형사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춘천지방법원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담임교사 A씨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현장 체험 학습 장소 내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학생 대열 전방에서 뒤를 돌아보지 않아 피해자가 대열에서 이탈해 마침 주차를 위해 움직이던 버스에 치여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가 모든 과실을 공동 피고인인 버스 운전기사에만 있다고 주장하며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도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 사고가 공동 피고인인 버스 운전자의 과실과 결합하여 발생한 것으로 A씨에게 전적인 책임을 묻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양형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A씨와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조 인솔 교사 B씨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B씨가 업무와 관련해 추상적 임무를 부여받은 상황에서 피해자가 대열에서 이탈해 사고 위험에 처하는 상황까지 대비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버스 운전자 C씨에게는 금고 2년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C씨가 하차하던 학생들이 모두 떠났는지 확인했거나 버스를 운전하며 전방과 좌우를 제대로 살폈다면 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사고 당시 피해자가 차량 대각선 전방에 쪼그리고 앉아 상체를 전부 숙인 자세로 풀린 신발 끈을 묶고 있었던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교사들이 기소된 소식이 알려지자 공판 과정에서 전국의 교사들이 재판부에 선처를 탄원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은 "학생들을 위해 헌신했던 선생님들에게 지나친 법적 책임을 묻는 건 결코 정의롭지 않다"며 "이는 교원들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교직을 떠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이상현(idealtyp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