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인관계에서 고립되고 외출을 거부하는 고립·은둔 청소년이 5천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 고립·은둔청소년 실태조사'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청소년 고립·은둔군에 대한 첫 전국 단위 조사로,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응답에 동의한 9세부터 24세까지의 청소년 1만9,1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조사는 온라인 방식으로 사전 조사(스크리닝)를 통해 고립·은둔청소년 군 5,484명을 선별해 진행됐고 선별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2차 조사(본조사)에는 총 2,139명이 응답을 마쳤습니다.
사전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1만9,160명 중 고립청소년은 2,412명(12.6%), 은둔청소년은 3,072명(16%)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방에서도 안 나온다'는 응답을 한 초고위험군은 395명(2.1%)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본조사 결과, 고립·은둔의 이유(복수응답)으로는 친구 등 대인관계 어려움(65.5%), 공부/학업관련 어려움(48.1%), 진로/직업관련 어려움(36.8%), 가족관련 어려움(34.3%)이 꼽혔습니다.
성별로 보면 남자 청소년이 약 30%, 여자 청소년이 약 70%를 기록했는데, 최 박사는 "단정적으로 분석하긴 어렵지만 남자 청소년이 여자 청소년에 비해 사회적으로 드러내는 걸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고립의 시작 연령은 18세 이하가 72.3%로 가장 많았고 고립·은둔 기간은 2년 이상~3년 미만이 17%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번이 처음 은둔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서 약 40%의 청소년이 '재고립'이라고 답했고 재고립·은둔의 이유로는 '힘들고 지쳐서'가 30.7%, '고립·은둔하게 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가 20.9%로 뒤를 이었습니다.
'회복 의지'를 묻는 질문에는 약 72%가 '현재 생활을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고 고립·은둔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56%에 달했습니다.
또 '죽고 싶다고 생각해 본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있다'고 답한 비율이 62.5%로 절반을 넘겼습니다.
청소년의 고립·은둔생활에 대한 가족 인식은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지 모르거나(29.6%), 고립·은둔생활을 크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거나(27.2%), 관심 없는 경우(9.4%) 등 인식도가 낮은 경우가 66.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 박사는 "고립·은둔 생활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사회생활을 하면서 의지할 곳이 없어지거나 대인관계가 힘들어지는 단계에서는 본인과 가족이 고립·은둔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가부는 "이번 조사는 실태파악을 위한 조사로, 응답에 동의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만 조사가 진행돼 고립·은둔군 비율을 청소년 인구 전체 중 비율로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최홍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는 "이미 진행된 사회조사 등에 비춰보면 고립·은둔 청소년의 비율은 전체의 4~5%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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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yigiz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