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겨냥한 '트럼프발 상호관세'에 현지 생산 공장들이 있는 국내 전자 부품업체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는 오는 9일 발효될 예정입니다.
특히 인건비 절감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한국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는 베트남은 46%라는 높은 수준의 관세율이 책정됐습니다.
캄보디아(49%), 방글라데시(37%), 태국(36%), 인도네시아(32%) 등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에 고율 관세가 매겨졌습니다.
이번 상호관세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최종 제품에 부과되는 것으로 직접적인 영향은 완제품 업체, 즉 세트업체가 받을 전망이지만 부품업체 역시 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중국을 포함해 동남아 여러 지역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가운데 양사 베트남 공장의 고객사는 대부분 대미 수출 비중이 큰 세트업체들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기는 첨단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와 카메라 모듈을,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합니다.
업계에선 폭증한 관세 탓에 세트업체들이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 등의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소비자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결과적으로 최종 제품 출하량이 줄고 이는 부품 공급량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세트업체가 부품업체에 가격 인하 압박을 주는 식으로 관세 부담을 전가시킬 가능성도 작지 않습니다.
삼성전기의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받는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 등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미국 빅테크 기업 AMD에 공급할 FC-BGA 양산에 착수하며 베트남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호관세로 신규 고객들이 베트남발 물량을 받는데 보수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어 추가 수주에 제동이 걸렸다는 관측이 나오는 실정입니다.
이와 함께 FC-BGA를 필요로 하는 고객들이 베트남 상호관세율의 절반 수준인 일본(24%)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FC-BGA 업계 강자는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로, 이들은 일본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애플 의존도가 높은 LG이노텍은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한 카메라 모듈을 아이폰 제조 공장인 중국 폭스콘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전 세계 아이폰 판매 물량의 90%를 중국에서 생산하는데, 업계에선 이번 관세로 아이폰 가격이 현재보다 30∼4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게 되면 기존 중국산 수입품에 매겨진 20%의 관세에 이번 상호관세(34%)까지 더해 54%에 달하는 관세를 부담해야 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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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준(junel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