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이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최윤아를 감독으로 선임한 데 이어, 지난 시즌까지 팀의 주장으로 코트를 누빈 이경은 선수를 코치로 영입했습니다
두 사람은 한국 여자 농구 국가대표 간판 가드의 계보를 잇는 등 특별한 인연을 가진데 이어 이번엔 벤치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습니다.
여자프로농구 지도자의 경우 70년대생이 대부분이지만 최윤아가 85년생, 이경은은 87년생으로 젊습니다. 패기로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겠다는 두 지도자를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아래는 두 사람과의 일문일답
▲ 두 사람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마디 듣고 싶습니다.
최윤아 감독(이하 최): 제가 선수 생활을 하고 코치를 처음 시작한 팀에서 감독을 시작하게 되어서 감회가 되게 남다르거든요. 그래서 더 잘하고 싶기도 하고 어쨌든 영광스러운 자리이기 때문에 굉장한 책임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온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이제까지와는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경은 코치(이하 이): 저는 아직까지는 실감이 잘 안 나고요. 선수 은퇴 동의서를 쓰긴 했지만 '코치님'이라고 불리우는 것 자체가 아직은 좀 어색한데. 처음이라서 좀 걱정도 되고 그런 부분도 많지만 설레고 '되게 재밌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어서 저한테 이런 기회가 왔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쁜 것 같습니다.
▲ 이제 신한은행의 감독과 코치라 불리게 된다. 호칭이 어색하지는 않나?
이: (익숙해질 때 까지) 1년은 더 가지 않을까 싶은데...선수들을 아마 만나면 더 조금 더 어색하다고 느낄 것 같아요.
최> 이제는 사실 호칭은 신경이 안 쓰여요. 이경은 코치가 얘기한 것처럼 저도 코치 처음 했을 때 선수 이후에 바로 바뀌는 거니까 그때가 더 어색했던 것 같아요. 이제 ‘언니’에서 ‘코치님’으로 이제 바뀌는 거잖아요. ‘코치’라 불리는 게 익숙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지금은 뒤에 타이틀이 바뀐 거지만 어쨌든 호칭은 들어가기 때문에 그렇게 막 크게 어색함은 없는 것 같아요.
▲ 최> 나이는 두 살차이지만, 지도자 경력으로는 한참 선배다. 이 시기 이경은 코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최: 일단 선수로서 너무 많은 고생을 또 한 것에 대해서 수고했다고 얘기해 주고 싶고, 이제 시작이지만 나이를 생각하면 충분히 지도자 공부를 하면서 왔다고 생각을 해요. 너무 잘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사실 막 크게 걱정은 안 돼요. 힘들 거라는 건 예상이 되지만 제가 왔던 길이기 때문에 많이 제가 피드백 주면서 제가 왔던 길보다는 조금 더 덜 힘들 수 있게끔 가게 해주고 싶어요.
▲ 최> 직접 이경은 선수를 코치로 영입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들었다. 이유는?
최> 사실 선수로 같이 하고 싶었어요. 너무 아깝잖아요. 이경은 선수가 선수의 그런 타이틀을 놓치는 게, 감독 입장에서는 너무 아쉬운 거예요. 너무 같이 뛰고 싶었지만 본인의 의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니까... 이제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어 이왕 지도자 생활을 할 거라면 여기서 같이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구단에다 얘기를 했고 구단 입장에서도 너무 상징성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기회를) 잘 마련해 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좀 의견이 잘 맞아서 너무 저는 천군만마를 얻었죠.
▲ 이>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한 미련은 없었나
이: 제 나이도 그렇고... 근데 사실 작년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은퇴를 준비를 하긴 했었어요. 왜냐하면 계약 기간도 끝났고 제가 항상 늘 부상이라는 걸 달고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부담도 있어서 은퇴를 준비하면서 시작했었는데 또 작년에 제 몸 상태와는 또 다르게 굉장히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고, 그래서 저는 선수 생활 마지막에 좀 원 없이 잘 뛰고 마무리를 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저한테 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이> 플레잉코치라는 선택지도 있었다고 들었다. 왜 전임 코치직을 택했나?
이: 제가 선택했다기보다는...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최: 이경은 코치가 은퇴를 앞두고 있다고는 다들 예상은 하고 있었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좋은 영향을 줬던 선수였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이경은이) 플레잉코치를 했을 때 서로 많은 부분들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구단 측에서 먼저 (플레잉코치직 제안을) 생각 했던 건데, 이제는 선수가 (현역연장 의사가) 없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아마 생각을 많이 못했을 거예요.
▲ 최> 코치로 있다가 팀을 떠난 게 6년전이다. 그 사이 팀의 어떤 것들이 변한 것 같나.
최: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일단 여기 보시면 체육관도 달라졌고 선수들 구성들도 너무 다르고, 제가 6년을 떠나있었지만 다시 와보니 ‘새로운 신한’ 같아요. 그전에 있던 팀이 아닌 좀 새로운 팀 같아서 저도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는 다시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오히려 그 부분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아직 선수들이 휴가 중이어서 속속들이는 잘 모르겠지만, 플레이하는 거나 뭐 이런 여러 가지 정보들을 들었을 때는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아까 MZ 감독이라고 하셨잖아요. (저는) 꼰대예요. 꼰대고. 그러니까 그렇다고 강압적이고 이런 게 아니라 뭔가 스포츠단이고 저희는 어쨌든 여기서 규칙이 있는 운동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좀 더 정확하고 명확한 어떤 룰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팀 규율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
최: 이 규율이라는 단어가 되게 어렵고 무섭게 느껴지는데, 규율이라기보다는 이 프로 선수들이 갖춰야 될 그런 어떻게 보면은 매너죠. 매너와 예의죠. 규율이라는 단어는 너무 제가 들어도 무서운 것 같고 그런 건 아니고요. 좀 더 선수들이 갖춰야 될 그런 소양 있죠. 소양들을 조금 더 집중해 줬으면 좋겠다 그런 것 같아요.
▲ ‘최윤아’ 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또 ‘발차기 소녀’ 라는 별명 아닌가. 그때는 어린 선수로서 강단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감독으로서 또 막내로 시작하게 되는데, 뭔가 당돌하게 보여주고 싶은게 있나.
최: 사실 프로팀은 최상위에 있는 팀이잖아요. 모든 선수들과 모든 농구인들이 다 바라보는 자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의 플레이 하나하나 그 선수의 성향이나 그런 게 다 보여요. 그래서 저는 뭔가 신한만의, 신한다운 선수들. 모든 농구인들이 좀 바라봤을 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팀을 만들고 싶어요.
▲ 최근 몇 년간 성적을 보면 지금 신한은행은 ‘레알 신한’ 시절과는 거리가 멀다. 명가재건 위한 급선무가 뭐라고 생각하나.
최: 일단 좀 조심스러운 부분인데 팀을 다시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서 제가 말씀드렸던 것부터 프로로서의 그런 덕목들 소양들 이런 것들을 더 잘 갖춰놓고 또 선수들의 그런 기량, 플레이적으로 그런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입혀서, 당장의 명가 재건이라는 거는 되게 어떻게 보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장기) 계획적으로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천천히 일단 팀을 하나로 만드는 게 올 시즌에 목표가 될 것 같아요.
▲ 이> 감독과 선수 사이 역할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이: 제가 선수일때도 고참 역할을 하면서도 그 역할은 했다고 생각을 해요. 감독님과 코치님 사이에 선수들을 끌고 가면서 그런 역할을 했었는데 저의 장점이 아마 좀 지금 그거지 않을까 생각을 하거든요. 선수들을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래서 감독님이 그 색깔을 입히는 데 있어서 제가 좀 더 선수들이 빨리 감독님 스타일에 적응을 할 수 있게끔 보좌를 하는 게 제 제일 큰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 최윤아와 이경은이 이끄는 신한은행에서는 어떤 선수들이 기회를 많이 받게 될까?
최: 잘하는 선수가 먼저 (출전)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에 더해서 저는 성실히 훈련을 성실히 소화하고 또 그다음에 뭔가 다른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선수가 조금 더 눈에 보일 것 같아요. 프로기 때문에 잘해야 하는 거는 당연한 거니깐요. 하지만 조금 더 덧붙이자면 이제 좀 더 성실하고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게 아마 클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이: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감독님이 어떤 역할을 주느냐를 코트 안에서든 밖에서든 그거를 잘 수행해내려고 하는 선수가 좀 더 부여받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둘은 리그에서 가장 젊은 코치진이다. MZ 감독과 코치 조합이 됐는데, 어떤 부분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최: 아무래도 너무 전형적인 대답일 수도 있는데 아무튼 뭐 에너지가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요? 젊고 그런 에너지 레벨이 높아서... 저희들의 그런 영향이 선수들한테 아마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좀 더 선수들이 그런 역동적인 역량을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코치를 하면 좀 뭔가 벽이 느껴진다고 하셨잖아요. 저는 선수로 은퇴한 지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그게 조금 덜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현역 은퇴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선수들과) 코트에서 같이 부딪히면서 할 수 있다는 그 장점이 있어서 좀 더 가깝게 소통도 할 수 있고 그런 부분이 좀 좋게 작용하지 않을까.
▲ 젊음은 반대로 말하면 경험부족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지워 나갈건지.
최> 전 (우려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분명히 그 부분에 있어서도 이해도 되고요. 100%죠. 그 경험 부족이라는 거는 따라갈 수는 없는 거잖아요. 하지만 경험 부족을 저희가 어떻게 준비를 잘해서 좀 보완하느냐가 저희가 풀어야 될 과제죠. 그래서 준비를 잘 한다면 그 경험 부족을 조금씩 조금씩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 최> 이경은 코치는 완전히 처음 시작하는건데, 어떻게 도와주실 생각인지.
최: 부딪혀 보게끔 하려고요. 이게 몸으로 직접 부딪히고 느끼는 게 제일 크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제가 좋은 이야기, 또 쓴 소리를 해준대도 본인이 스스로가 느껴야한다고 생가하고. 제가 그거에 대한 피드백은 주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해요. 이경은 코치가 선수들과 소통하고 부딪히면서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워낙에 잘하는 코치니까 그런 면에서 스스로가 아마 많은 성장을 할 것 같아요.
이: 저는 시행착오가 계속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부딪혀서 또 배우고 이겨내고 이렇게 하면서 성장을 해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 최> BNK 감독인 박정은 선배가 여성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리그 우승했다. 자극됐나?
최: 그럼요. 자극이라기 말보다는 너무 멋있었고 너무 감사했어요. 어떻게 보면은 여기가 여자 감독, 여자 지도자가 좀 성공할 수 없는 그런 곳이라고 많이들 얘기를 했었고 (실제로) 그동안에 (우승을) 못했잖아요. 그런데 그걸 너무 보란듯이 우승이라는 타이틀로 만들어 주셔가지고 후배들 입장에서는 너무 좋죠. 너무 좋고, 또 우리도 언젠가는 저 위치에 서자 그런 다짐도 할 수 있게 되고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많은 여자 농구인들이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리죠.
▲ 이경은 코치 뿐만 아니라 아베 마유미 코치도 왔고, 남자 코치도 곧 새로 온다고 들었다. 각각의 역할은 어떻게 다를까?
최: 각각의 역할이 아마 다 나눠져 있겠지만 어쨌든 방향성은 같을 거예요. 아베 마유미 코치 같은 경우는 어쨌든 일본 아시아 쿼터가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고. 이경은 코치도 마찬가지고 오늘 새로 이제 오게 될 코치도 마찬가지고, 저는 기본기를 되게 중요시하고 그거를 되게 많은 걸 투자 시간을 투자할 텐데 그런 부분에서 어쨌든 각자의 역할들이 있을 것 같아요. 이거는 사실 딱 말씀드리기가 조금 어려운데 어쨌든 큰 틀로 나눴을 때는 이경은 코치는 선수들과의 그런 소통과 이런 부분에서는 많은 강점이 있을 것 같고 아베 마유미 코치는 아시아 쿼터나 이런 부분에서도 전술적인 부분 이런 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다음 시즌 구체적인 목표 세운 것 있나? 팬들에게 어떤 모습을 약속할 수 있는지?
최: 먼저 좀 팀 컬러를 명확하게 나타나게 하는 게 첫 번째 목표이면서... 어쨌든 프로잖아요. 성적이 당연히 중요하니까 그래도 올 시즌보다는 조금 더 순위가 올라갔으면... 조금 더 승수가 더 많아야 되는 게 그건 당연한 것 같아요. 또 성적이 안 좋고 또 힘든 시즌을 보내려고 저희가 온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조금 더 올 시즌보다는 크게는 사실 바라면 안 될 것 같고 ‘조금 더’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 어떤 팀 컬러를 말하는 걸까?
최: 저희도 젊고 선수들도 젊어요. 그렇다면 어떤 에너지 레벨이 저는 높아야 되고 더 많이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조금 더 빠르고 좀 집요한,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그런 면을 좀 강조하고 싶어요.
이: 저는 감독님이 원하는 목표에 따라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하나를 좀 덧붙이자면 선수들이 결국엔 프로는 팬들에게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준비를 하고 이렇게 소집을 해서 하는 거니까 이기지 못하더라도 혹시나 이기고 싶어 하는 그 간절함을 저는 코트 위에서 보여줬으면 좋겠다.
▲ 팬들에게 어떤 모습을 약속할 수 있을지?
최: 지금 이경은 코치가 얘기한 것처럼 ‘팬들과 같이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어요.
그 얘기는 뭐냐면, 지더라도 응원해 줄 수 있고 또 이기면 더 좋고. 지더라도 납득이 가는 응원해 줄 수 있는 그런 팀을 만들고 싶습니다. 팬들이 더 기대하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저희는 좀 젊기 때문에 선수들이 코트에서 이렇게 열정을 불사르는 만큼 저희도 벤치에서 팬분들이 봤을 때 “신한은 벤치와 뛰는 선수들이 하나다”라는 모습을 좀 보여줄 수 있게 패기 넘치는 모습을 좀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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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hox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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