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 차려라"
일이 힘들다고 털어놓았을 때, 이런 말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ADVERTISEMENT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과로를 개인의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속노화’ 열풍을 이끈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과로는 사람을 밑바닥부터 서서히 파괴한다”며 과로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정 교수는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정희원의 저속노화’에 ‘과로가 내게 남기고 간 것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그는 영상에서 “2024년 2월 의정 갈등이 시작되면서 전공의 때 하던 36시간 연속 근무를 하게 됐다”고 과로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이어 “일주일에 3번 36시간 근무를 한 적도 있고, 1년 동안 거의 매주 60시간 정도를 진료하는 데 썼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자 연말이 다가올수록 ‘정말 아무것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고도 말했습니다.
ADVERTISEMENT
그는 환자를 진료할 때마다 하나의 의문을 품고 있었다고 합니다.
“24시간 못 잔 사람의 인지 기능은 소주 1병 먹은 정도라 24시간 이상 근무를 금지하는 나라들이 많이 있는데, 내가 24시간 근무 후 실수하면 누가 책임지냐”는 겁니다.
정 교수는 한국의 노동환경이 과로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의 자료를 인용해 “2021년 기준 전 세계에서 약 75만 명이 과로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주일에 55시간 이상 근무 시 과로사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전 세계에서 가장 근로시간이 긴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022년 우리나라는 연간 노동 시간이 OECD 전체에서 4위”라며 “과로사 문제가 처음으로 부각됐던 일본보다 연간 300여 시간 더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독 긴 출퇴근 시간도 문제였습니다.
2016년 OECD 국가 평균 출퇴근 시간은 28분이었지만, 한국인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평균의 2배가 넘는 58분이었습니다.
2023년 통계청 조사에서는 72.6분으로 오히려 더 늘었습니다.
특히 수도권 직장인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83.2분에 달했습니다.
그는 “통근 시간이 늘어날수록 6시간 30분 미만으로 자는 사람이 늘어난다”며 통근 시간과 수면 부족의 관련성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장거리 통근은 신체활동 감소, 체력 저하, 비만, 고혈압으로 이어질 수 있고, 과로사 역시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건강을 해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정 교수는 과로를 대처하는 방법으로 충분한 수면을 강조했습니다.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책을 보거나 이북리더기를 아주 어둡게 하고 책을 보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명상 등으로 최대한 노력하되 필요하면 약이나 상담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을 높여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 나라의 건강 궤적은 개개인의 건강 궤적이 모인 결과”라며, “그동안 우리가 일하는 시간을 늘리고 ‘정신을 차려야 된다’고만 생각했다면, 더 건강히 일하면서 성과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면 좋겠다”며 영상을 마무리했습니다.
#저속노화 #과로 #과로사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정서연(jswhy@yna.co.kr)
당신이 담은 순간이 뉴스입니다!
- jebo23
- 라인 앱에서 'jebo23' 친구 추가
- jebo23@yna.co.kr
ⓒ연합뉴스TV,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