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날씨 변덕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올봄은 유난히 더 심술 궂습니다. 월요일만 해도 때아닌 강추위에 눈까지 내리더니, 금요일은 남부의 기온이 30도까지 치솟아 초여름을 방불케했습니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겨울과 봄, 초여름까지 세 계절이 오고 간 것입니다.
올봄 고약한 날씨 심술이 하나 더 있습니다. 주말만 되면 어김없이 비가 내린 다는 것입니다. 이번 주말도 야속하게 비 예보가 들어 있는데 전국 단위로는 3주째, 서울은 지난 3월 마지막 주말부터 4주 연속 주말마다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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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만 되면 쏟아지는 비는 봄 날씨의 주기성과 관련 있습니다. 여름은 덥고 습한 북태평양 기단, 겨울에는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기단이 날씨를 주도합니다. 하지만 봄철 한반도 상공에는 지배 기단이 없습니다. 지금 시기에는 북쪽 대륙의 찬 기단은 서서히 물러가는데 남쪽의 뜨거운 해양 기단은 아직 북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한반도에서 한 발짝씩 떨어져 있는 두 기단 사이로는 맑은 하늘을 만드는 이동성 고기압과 비를 뿌리는 저기압(혹은 기압골)이 지나다니며 변화무쌍한 봄 날씨를 만들게 됩니다.

고기압과 저기압이 순차적으로 통과하는 기간을 잘 살펴보면 날씨의 주기성도 찾을 수 있습니다. 보통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하는데 2~3일, 저기압은 하루 정도 걸립니다. 다만 지난 주말처럼 이례적인 비바람을 만드는 절리 저기압의 경우 3일 이상 정체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고기압과 저기압이 번갈아지나며 비가 내리는 간격을 계산해 보면 짧게는 3~4일, 길게는 6~7일 주기가 만들어집니다. 하필이면 올봄에는 이 비구름 통과 주기가 주말에 걸린 것입니다.

이번 주말 비는 지난 주보단 덜 요란하지만 양은 제법 됩니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과 경기, 충청은 5~20㎜, 강원 북부는 최대 40㎜입니다. 남부 지방도 5~10㎜의 비가 내겠습니다.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충돌하는 중부지방은 돌풍과 벼락을 동반하는 곳도 있겠습니다.
지난 주와 달리 비구름 이동이 빠르기 때문에 일요일 새벽이면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그치겠습니다. 토요일 날씨는 다소 아쉽지만 일요일은 일부 남해안을 제외하면 완연한 봄을 만끽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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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3일 뒤인 화요일은 전국에 또다시 비가 내리겠습니다. 다음 주 비는 봄 치고는 상당히 많이 내릴 가능성도 있으니 우산 챙기는 것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기상청 전망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말에는 모처럼 비 예보가 없습니다. 하지만 유난히 짓궂은 올해 봄이 언제든 심술을 부릴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 정보도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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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kimjh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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