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가 ‘12.3 비상계엄과 국민 대통합’을 주제로 주점을 열겠다고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자유 정의 진리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해당 게시글에는 주점의 기획 의도를 설명하는 글과 함께 홍보 사진 여러 장이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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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 측은 “여기는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3025년 대한민국, 6시간 끝에 계엄은 사상자 없이 종료됐지만 사회는 큰 혼란과 분열에 빠졌다. 협치 거부, 입법 폭주, 극심해지는 양극화까지 당면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대통합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오늘 밤, 주점에서 세상을 구하고 분열을 해소하기 위해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학생회는 ‘본 주점은 오로지 현 정권에서 발생한 계엄 사태만을 풍자하는 것을 기획 의도로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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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올린 메뉴판에는 정치인의 이름을 활용한 메뉴명과 얼굴 사진이 포함돼 있습니다.
메인 메뉴로는 ‘이재명이나물삼겹살’, ‘윤석열라맛있는두부김치’가 소개됐습니다.
특히 ‘윤석열라맛있는두부김치’에는 ‘맛없는 안주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국민 여러분의 입맛을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소개 문구가 적혀 있는데,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할 당시 내렸던 포고령과 유사한 표현입니다.

사이드 메뉴로는 ‘조국혁신라면’, ‘좌파게티+우파김치’, ‘계엄말이’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좌파게티+우파김치’ 설명에는 환자복을 입고 누워 있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뭐 좌파게티 한 그릇 먹고 싶다든지 그런 소망 없냐”고 묻는 사진이 합성돼 있습니다.
이 같은 메뉴판과 더불어 “헌법재판소 주문 형식으로 주문하면 서비스를 주겠다”는 이벤트도 공지했습니다.
예시로는 “주문. 좌파게티와 우파김치를 주문한다”는 문장이 제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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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렸습니다.
한 학생은 “수준 떨어진다. 계엄이 장난이냐”고 비판했지만, 다른 학생은 “불편해하는 사람들 나온 것 보니 잘만 만들었다”고 옹호했습니다.
해당 홍보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하면서 온라인상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한 누리꾼은 해당 홍보물을 공유하면서 “수천수만 명 학살당할 뻔한 계엄이 장난이냐”고 분노했고, 또 다른 누리꾼들도 "정상적인 사람들이 5.18을 희화화하지 않듯 12.3 계엄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꼬집었습니다.
다만 "계엄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이 정치를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학생회 측은 "사용된 컨셉과 관련하여 일부 학우 및 시민 여러분께 불편함과 오해를 드린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계엄을 다루는 데 있어 인식이 부족했던 점을 겸허히 인정한다. 상처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풍자를 선택한 이유도 사건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쉬쉬하지 않고 드러내어 공론장의 주제로 삼는 것이 정치학도로서 사회의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어렵지만 진정한 길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계엄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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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연(jsw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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