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교사 빈소에 놓인 조화들[연합뉴스][연합뉴스]어제(22일) 제주 모 중학교에서 한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해당 교사가 민원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망한 40대 교사 A씨의 유족은 고인이 최근 학생 가족의 지속적인 민원을 받아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오늘(23일) 증언했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A씨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제대로 등교하지 않는 등 일탈행위를 해 온 학생 1명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생 가족으로부터 계속 항의를 받았습니다.
A씨 아내는 "학생이 'A 교사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하자 이 학생 가족은 교사인 남편이 하는 말은 믿지 않고,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해 '아동 학대'라는 취지의 민원을 계속해서 제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유족이 보여준 A씨 휴대전화 통화 목록에는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학생 가족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많게는 십여차례 전화한 기록이 남아있었습니다.
이 학생 가족은 최근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A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언어폭력을 저질렀다'는 민원도 넣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유족은 숨진 A씨는 "학생이 졸업하지 못하게 될까 봐 항의성 민원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가족에 등교 여부를 전달하고, 학생에게는 진단서 등을 발급받아 오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심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A씨는 지난 19일 학교 측에 두통을 호소하며 병가를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A씨 아내는 "남편은 잘못하지 않았음에도 학생 가족에게 사과까지 했지만, 계속 트집을 잡으며 '사과하지 말라', '벌은 알아서 받으라'고 괴롭혔다"며 "남편의 억울함이 극에 달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학교에는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족은 "20년간 교직 생활 동안 고인은 누구보다도 학생을 사랑했다"며 "부고를 들은 제자들이 직접 찾아오거나 학부모가 대신 와 위로해주시고 갈 정도"라며 "또 모범 교사상을 받을 정도로 착실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유족은 "고인의 어린 자녀들이 갖게 될 트라우마도 걱정"이라며 "부디 고인이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교육청과 경찰이 도와달라"고 울먹였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은 오늘 교육청에 A 교사 분향소를 설치했습니다.
추모를 원하는 교직원, 학생, 도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앞서 A 교사는 지난 22일 새벽 0시 46분 제주시 모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아내가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학교 주변을 수색하던 중 숨진 A 교사를 발견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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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운(zwoo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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