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발리 폭탄 테러의 주범 중 한 명이었던 우마르 파텍(Umar Patek)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커피 브랜드를 출시하며 새로운 삶을 선언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과거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물이 이제는 커피를 통해 “평화를 전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국제사회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파텍이 “이전에는 세상을 아프게 했지만, 이제는 커피를 통해 평화를 전하고 싶다”고 밝힌 인터뷰 내용을 전했습니다.
지난 3일 우마르 파텍은 ‘RAMU Coffee 1966 by Umar Patek’이라는 이름의 커피 브랜드를 출시했습니다.
자신이 만든 커피 브랜드 앞에 서있는 우마르 파텍[사진 출처 = SCMP][사진 출처 = SCMP]
브랜드명 ‘Ramu’는 그의 이름 ‘Umar’를 거꾸로 배열한 동시에, 인도네시아어로 ‘혼합하다’는 뜻을 담아 만든 것입니다.
파텍은 브랜드 의미를 소개하며 “한때는 폭탄을 조합했지만, 이제는 커피를 조합한다”고 말하며 자신의 과거 범죄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예전에는 (폭탄의) 쓴맛이 파괴를 의미했지만, 지금은 (커피의) 쓴맛이 치유를 뜻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파텍은 2002년 10월, 인도네시아 발리 쿠타 지역의 번화가에서 발생한 대형 폭탄 테러에 가담해 1톤 분량의 폭발물 중 마지막 50㎏을 조립한 인물입니다.
이 테러로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202명이 목숨을 잃고, 200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보다 앞선 2000년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인도네시아 전역의 교회를 겨냥한 연쇄 폭탄 테러에 가담해 18명이 숨지는 참사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2002년 발리 쿠타 폭탄 테러 현장 피해 모습[사진 출처 = CNN][사진 출처 = CNN]
파텍은 이후 약 9년간 파키스탄과 필리핀 남부를 오가며 도피하다 2011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체포된 후, 인도네시아로 송환돼 테러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모범수 감형과 탈극단주의 프로그램 이수를 이유로 11년 만인 지난 2022년 석방됐습니다.
그의 이런 행보는 유가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2002년 발리 폭탄 테러로 아들을 잃은 호주인 산드라 톰슨은 "23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며 "그가 진심으로 참회한 건지, 아니면 형을 마쳤다고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수백 명의 희생자와 아직도 고통 속에 사는 생존자들을 생각하면, 그는 결코 그 대가를 다 치른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호주 총리인 앤서니 앨버니지 역시 “그의 석방은 유가족들에게 또 다른 트라우마가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인도네시아 당국은 조기 석방 방침을 유지했습니다.
#발리 #쿠타 #폭탄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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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ms3288@yna.co.kr)
과거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물이 이제는 커피를 통해 “평화를 전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국제사회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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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파텍이 “이전에는 세상을 아프게 했지만, 이제는 커피를 통해 평화를 전하고 싶다”고 밝힌 인터뷰 내용을 전했습니다.
지난 3일 우마르 파텍은 ‘RAMU Coffee 1966 by Umar Patek’이라는 이름의 커피 브랜드를 출시했습니다.

브랜드명 ‘Ramu’는 그의 이름 ‘Umar’를 거꾸로 배열한 동시에, 인도네시아어로 ‘혼합하다’는 뜻을 담아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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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텍은 브랜드 의미를 소개하며 “한때는 폭탄을 조합했지만, 이제는 커피를 조합한다”고 말하며 자신의 과거 범죄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예전에는 (폭탄의) 쓴맛이 파괴를 의미했지만, 지금은 (커피의) 쓴맛이 치유를 뜻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파텍은 2002년 10월, 인도네시아 발리 쿠타 지역의 번화가에서 발생한 대형 폭탄 테러에 가담해 1톤 분량의 폭발물 중 마지막 50㎏을 조립한 인물입니다.
이 테러로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202명이 목숨을 잃고, 200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보다 앞선 2000년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인도네시아 전역의 교회를 겨냥한 연쇄 폭탄 테러에 가담해 18명이 숨지는 참사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파텍은 이후 약 9년간 파키스탄과 필리핀 남부를 오가며 도피하다 2011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체포된 후, 인도네시아로 송환돼 테러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모범수 감형과 탈극단주의 프로그램 이수를 이유로 11년 만인 지난 2022년 석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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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런 행보는 유가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2002년 발리 폭탄 테러로 아들을 잃은 호주인 산드라 톰슨은 "23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며 "그가 진심으로 참회한 건지, 아니면 형을 마쳤다고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수백 명의 희생자와 아직도 고통 속에 사는 생존자들을 생각하면, 그는 결코 그 대가를 다 치른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호주 총리인 앤서니 앨버니지 역시 “그의 석방은 유가족들에게 또 다른 트라우마가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인도네시아 당국은 조기 석방 방침을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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