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민의 알아BIO]는 제약·바이오·의료 이슈를 취재해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임플란트[게티이미지뱅크 제공][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자동차를 타다 보면, 타이어를 교체하거나 엔진 부품을 수리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집도 오래 살다 보면 수도관을 바꾸고 고장 난 전등을 갈기 마련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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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우리 몸도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기능이 저하되거나 손상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임플란트', 즉 몸의 결손 부위를 대신하는 ‘교체 부품’인데요.

일반적으로 임플란트라고 하면 충치와 치아 파손 등으로 인해 치아가 상실됐을 시 인공치아로 자연치아를 대체해주는 치과 용어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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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임플란트가 치과에서만 사용되는 건 아닙니다.

관절, 척추, 심장, 가슴, 심지어 성기와 뇌까지 다양한 곳에서 임플란트가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번 [문형민의 알아BIO]에서는 무궁무진한 임플란트의 쓰임, 그리고 관련 시장의 성장성 등을 두루 알아봅니다.

임플란트를 삽입해 압박골절된 척추체를 들어올린 모습(사진 왼쪽)과 골시멘트가 채워진 모습(사진 오른쪽)[힘찬병원 제공][힘찬병원 제공]


◇ 치아에만 쓰는 게 아니다…척추·심혈관에 임플란트를?

임플란트는 우리나라에서 인공치아를 심는 것을 지칭하는 의미로 쓰이지만, 본래 인위적 장치를 몸에 심어 넣는 것을 뜻하는 범용적 의미의 단어입니다.

치아와 함께 임플란트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는 정형외과인데요. 노화나 사고로 인해 관절 혹은 뼈가 손상될 경우 쓰이곤 합니다.

만약 무릎이나 고관절, 어깨의 연골이 닳았거나 뼈가 손상됐다면, 해당 부위를 금속, 세라믹 및 고분자 재질의 인공관절로 교체해 일상 속 활동성을 높입니다.

또 허리나 목이 아파 움직임이 어려운 경우에도, 금속 나사, 플레이트, 인공디스크 등을 삽입해 척추를 안정적으로 고정하거나 원활한 움직임을 돕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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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는 심장과 혈관 건강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심장 리듬의 이상이 생길 시 전기적 신호를 제공해 정상적인 심장박동을 유도하는 삽입형 제세동기 등이 있습니다.

인공 심장판막, 스텐트 등의 임플란트도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 심혈관질환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수단이 돼주고 있습니다,

워크숍에 참가한 미국 애리조나 소재 병원의 의료진이 오목가슴 임플란트(엘앤케이바이오메드 '팩투스')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엘앤케이바이오메드 제공][엘앤케이바이오메드 제공]


◇ 자신감을 채운다…가슴·성기에도 심는 '임플란트'

유방을 인공적으로 보형 및 확대 또는 복원하기 위해 임플란트가 쓰이기도 합니다.

특히, 유방암 수술로 유방을 잃은 여성이나 외형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경우 주로 사용되는데요.

말랑한 실리콘겔 임플란트나, 외피는 실리콘 소재에 내부는 멸균 식염수로 채워진 형태의 식염수 임플란트가 활용됩니다.

최근에는 가슴과 흉곽 등이 안으로 들어간 오목가슴 치료를 위해 곡선 형태의 금속 막대를 삽입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선 국내 기업 엘앤케이바이오메드가 개발한 '팩투스'가 대표적인데요. 해당 제품은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승인을 받아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섰습니다.

남성의 성기 임플란트도 있는데요. 이는 발기부전 치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의학적 치료나 약물요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 팽창형 또는 굴곡형 임플란트를 이용해 자연스러운 발기 기능을 회복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있는 건데요.

다만, 수술 과정이 다소 복잡하고 감염이나 기구 파손 등 부작용 잠재성도 있어 대중적인 수술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밖에 안구, 안면, 청각(달팽이관 임플란트) 등도 등장해 심리적·사회적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머스크 뉴럴링크 로고[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뇌 임플란트 연구개발 속도…인간 혁명 이룰까

뇌 임플란트는 뇌에 미세 전극을 발생시키는 칩을 이식해 뇌 속에서 발생하는 생체 전기 신호를 컴퓨터로 해석하고 조종하는 기술을 일컫습니다.

최근에는 뇌 임플란트 영역에서의 연구개발(R&D)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뇌 임플란트 개발 기업 뉴럴링크의 행보가 대표적입니다.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 칩 ‘N1’은 동전만한 크기의 칩에 얇은 전극이 달려있는 모양인데요.

운동을 제어하는 뇌 영역의 신경세포(뉴런)에 전극을 연결해 뇌 신호를 읽어냄으로써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게 하는 장치입니다.

앞서 뉴럴링크는 미 FDA에 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N1 이식 실험을 승인받은 바 있습니다.

현재 3명의 척수 손상 환자 및 근위축 환자가 이식을 완료하고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거나 게임을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뉴럴링크는 뇌 임플란트를 통해 환자가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임상 시험도 진행 중입니다.

애플도 최근 뇌 임플란트를 개발한 스타트업과 협력해 손을 쓸 수 없는 장애인이 애플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 개발의 초기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제공]


◇ 연평균 6~8% 성장…빠르게 커가는 임플란트 시장

글로벌 임플란트 시장은 의료 기술 발전과 전 세계적인 고령화, 생활 수준 향상 등으로 인해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치과, 정형외과, 유방, 신경계, 심혈관 임플란트 등을 포함한 전체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기준 450억~500억 달러로 추산됩니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6~8% 수준으로, 오는 2030년에는 최대 80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글로벌 임플란트 전체 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는 인공관절과 척추 등 정형외과 분야입니다. 약 250억 달러로 전체 시장의 50% 수준입니다.

치과 임플란트 시장(약 55억~60억 달러), 심혈관 임플란트 시장(약 50억~60억 달러), 유방 임플란트 시장(약 20억~25억 달러) 등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임플란트 시장에서 스트라우만, 존슨앤존슨, 스파인 등 글로벌 기업의 영향력이 아직도 큰 편인데요.

하지만 오스템임플란트, 덴티움 등이 치과 분야에서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또 메디쎄이, 엘앤케이바이오메드 등이 척추와 오목가슴 분야에서 해외 수출을 확대하며 조용한 강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임플란트 #치아 #척추 #유방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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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민(moonb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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