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이 실험(테스트) 단계부터 삐걱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오늘(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어제(23일) 열린 이창용 한은 총재와 18개 은행장 간담회에 앞서 '한은 관련 업무 현안 사항' 보고서를 배포했습니다.

은행권은 이 보고서에서 CBDC 실거래 테스트인 '한강 프로젝트'와 관련해 "현재 1차 테스트에는 적극 협조하고 있으나, 2차 테스트는 한은과 이견이 있어 조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2단계 테스트에서는 개인 간 송금, 추가 가맹처 발굴 등으로 범위가 확대되면서, 정책 요건과 전산 개발, 추가 예산 집행이 필요하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입니다.

이에 은행들은 한은과 공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장기 로드맵을 마련해 현실적인 일정 조정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BDC 1차 테스트에 참여한 6개 시중은행이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 등에 약 300억 원을 투자했으나, 한은이 비용 부담에는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2단계에서는 한은이 절반 이상 비용을 분담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은행권에서는 한은의 일방적 결정과 소통 부족에 대한 불만이 여전합니다.

이와 더불어 스테이블코인 정책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치열합니다.

한은은 은행권 중심의 발행을 주장하는 반면, 최근 발의된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은 비은행 회사에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은행권은 자체 컨소시엄이나 핀테크 업체 등과 협업을 추진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강프로젝트 2단계 추진 일정이 불투명한 가운데 은행권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주도권을 확보하려던 한은의 구상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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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나래(r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