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처음으로 아르헨티나산 대두박(콩깻묵)을 수입하기로 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오늘(27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여러 사료 제조업체가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3만톤을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중국 정부가 2019년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수입을 승인한 이후 처음 이뤄진 수입 계약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대두박은 대두(콩)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부산물로, 동물사료용으로 쓰입니다.

수입가는 운임포함가격(CNF) 기준으로 1톤당 360달러(약 49만 원)로, 7월 중 선적돼 9월 중국 광둥성 남부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으로, 미국과 브라질산 대두를 들여와 국내 가공을 거쳐 식용유와 대두박을 제조했습니다.

이번에 대두가 아닌 대두박을 수입하는 것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동물사료 산업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원료 공급처를 다각화하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로이터는 중국 세관 당국 자료를 인용, 중국의 지난해 대두박 수입량이 3만t에 그쳤으며 주로 덴마크산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미국과 무역 갈등을 겪으면서 농산물 수입선 다변화를 꾀해왔습니다.

특히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10+10%' 대중 관세 인상 조치에 맞서 대두를 비롯한 미국산 농축산물에 10∼15% 보복관세를 부과한 이후 수입 다변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대두의 경우 미국산 대신 브라질산의 수입을 늘려왔습니다.

중국은 트럼프 1기 무역전쟁 이전인 2017년 전체 대두 수입량 중 약 40%를 미국에서 들여왔으나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20%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브라질산 비중은 50%에서 70%로 늘었습니다.

이번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구매 계약은 규모가 크지 않으나 미국산 대두가 수확돼 세계 시장에 풀리는 4분기 이전에 시범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논평했습니다.

중국에 대두를 판매하는 한 싱가포르 무역업자는 중국의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수입에 대해 "이번은 시험 사례로 중국의 검사와 검역을 통과하면 더 많은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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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