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비아의 한 야생보호구역에 사는 한 침팬지가 귀에 나뭇가지를 꽂고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또 다른 침팬지는 귀에 얇은 풀을 꽂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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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8일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잠비아 침푼시 야생보호구역에 사는 침팬지들 사이에서 귀에 무언가를 꽂는 '침팬지 패션' 유행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행동은 귀가 가려워서 긁으려는 실용적인 목적이 아니라, 단순한 유행"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더럼대학교 제이크 브루커 박사는 "이건 견과류 깨기나 흰개미 낚시 같은 생존 기술이 아니라, 말 그대로 침팬지 패션"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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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들도 사회적 학습을 통해 생존 기술뿐 아니라 이렇게 '쓸모없는 행동'을 퍼뜨릴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지난 2010년에도 같은 보호구역에서 목격됐습니다.
한 암컷 침팬지가 귀에 풀을 꽂기 시작하자, 집단 전체가 따라 했고, 그 행동은 원조 침팬지가 죽은 뒤에도 계속됐습니다.
이후 10년 넘게 자취를 감췄던 유행이 최근 다시 돌아온 겁니다.

과학자들이 8개 집단, 136마리 침팬지를 관찰한 결과, 유독 한 그룹에서 이런 행동이 퍼졌고, 몇 주 만에 그룹 내 8마리 중 5마리가 귀에 풀을 꽂았습니다.
6마리는 항문에 풀이나 나뭇가지를 넣기까지 했습니다.
다른 침팬지 그룹에서는 이런 행동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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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커 박사는 "누군가 시작하면 다른 이들이 따라 하고, 분명한 목적이 없어도 집단의 정체성처럼 자리 잡는 점이 인간과 닮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유행은 사육사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진은 내다봤습니다.
사육사들이 귀를 풀이나 성냥개비로 청소하는 모습을 침팬지들이 지켜보다가 따라 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위트레흐트대학교 에드윈 반 리우엔 박사는 “의미 없는 행동도 따라 한다는 점은 인간 문화의 진화적 뿌리에 대한 단서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침팬지 #동물 #야생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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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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