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오늘(16일) "중장기적으로 중앙은행의 거시건전성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제도적 장치를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아시아개발은행(ADB)·국제통화금융저널(JIMF)과 함께 주최한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한은은 주요국과 달리 직접적 거시건전성 정책 수단과 미시감독 권한을 보유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와 조율 과정에서 정책 강도나 방향에 이견이 있을 경우 정책 대응의 신속성과 유효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금융당국 조직 개편 논의 과정에서 한은이 거시건전성 관련 권한 확대를 요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입니다.

이 총재는 기조연설 뒤에도 기자들에게 "거시건전성 정책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공동으로 결정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고, 비은행금융기관을 공동 검사할 권한도 있어야 한다고 계속 이야기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감독기관끼리 싸우는 것을 원하는 건 아니다"라고도 덧붙이며 한은의 거시건전성 권한 확대 주장이 기관 간 권한 다툼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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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시진(se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