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예정인 '큰 인어' 동상[덴마크 인민당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덴마크 인민당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선정성 논란으로 철거될 운명을 맞은 덴마크의 인어 조각상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현지시간 4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덴마크 궁전·문화청은 코펜하겐 인근에 있는 관광 명소 드라고르 요새 앞에 설치된 인어 동상이 문화유산인 이 요새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큰 인어'라는 이름을 가진 4m 높이의 인어 동상은 가슴 부분이 두드러지게 표현돼 있어 선정적이라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덴마크 일간지 폴리티켄의 미술 평론가인 마티아스 크리거는 이 동상을 "추하고 외설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성직자 겸 언론인인 소린 고트프레드센은 한 신문에 "여성이 어떻게 생겨야 하는지에 대한 남성의 선정적인 꿈을 담은 동상을 세우는 것은, 많은 여성이 자신의 몸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많은 사람이 이 동상을 저속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점이 희망적"이라며 "공공장소에 설치된 고압적인 몸 때문에 질식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관광객을 위해 이 동상을 만들었다는 피터 벡은 "동상의 가슴 부분이 전체 크기에 비례할 뿐"이라며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동상이 선정적이라는 비판 자체가 여성 신체에 대해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의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습니다.
현지 일간지 베를링스케의 편집자 아미나타 코르 트란은 "벌거벗은 여성의 가슴은 반드시 특정한 학문적 모양과 크기를 가져야 대중에 공개될 수 있는 것인가"라며 코펜하겐 해변의 유명한 청동 인어공주상을 거론하며 "(인어공주상보다) 덜 벌거벗었지만, 더 큰 가슴이 있고, 아마도 이것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동상은 2006년 코펜하겐의 랑겔리니 해안에 설치됐었지만, 지역 주민들이 '가짜 인어공주'라고 비난하면서 2018년에 철거된 뒤 드라고르 요새로 옮겨졌습니다.
이후 선정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지난 3월 덴마크 당국이 철거를 요청하는 상황이 전개됐습니다.
이엥 동상의 주인 벡이 드라고르시에 동상을 기증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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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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