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제공][서울대병원 제공]


청소년들이 운동하다가 무릎이 다쳤을 때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될지, 경골극(脛骨棘)이 골절될지는 타고난 무릎 모양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6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소아정형외과 신창호 교수와 미국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및 경골극 연구팀은 2009년 3월∼2023년 4월 내원한 18세 미만 환자 159명을 연구해 이런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들을 각 53명씩 전방십자인대 파열군, 경골극 골절군, 정상군으로 나누고, 3차원 영상을 바탕으로 14개 해부학적 지표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무릎이 손상된 두 비교군은 정상군보다 경골(정강뼈) 바깥쪽 관절면 경사가 유의미하게 가팔랐습니다.

또 이 부위의 경사가 가파를수록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경골극 골절 위험이 각각 1.42배, 1.33배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나 경골극 골절 모두 도약 후 착지할 때, 혹은 급정지하거나 급히 방향을 전환할 때 발생합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말 그대로 인대가 '뚝' 하는 소리를 내며 찢어지는 부상이고, 경골극 골절은 전방십자인대가 인대에 붙은 무릎뼈(경골극)를 잡아당겨 떨어져 나가는 부상입니다.

경골 바깥쪽 관절면 경사가 심할수록 무릎에 무게가 실릴 때 대퇴골(허벅지뼈)이 바깥쪽으로 회전하면서 전방십자인대가 과부하로 파열되거나 경골극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이에 더해 연구팀이 위험 인자를 분석한 결과, 경골 바깥쪽 관절면 경사가 3.2도를 넘고, 대퇴과간 절흔 폭이 24% 이하인 환자는 2명 중 1명(52%)꼴로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절면 경사가 가파르고, 절흔 폭이 좁을수록 부상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무릎 손상에 더 취약한 소아·청소년을 선별해낼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신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활용해 전방십자인대 파열, 경골극 골절의 해부학적 차이를 정밀하게 비교 분석한 세계 최초의 연구"라며 "성장판이 열려있는 아이들은 수술을 통해 무릎 구조를 비교적 쉽게 교정할 수 있는데, 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수술을 통한 무릎 손상 예방 가능성을 모색하는 후속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스포츠의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 최근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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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민(moonb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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