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빙저호 메르세르 현장탐사 캠프 전경[존 프리스쿠 교수 제공][존 프리스쿠 교수 제공]극지연구소는 서남극 빙하 아래 메르세르 빙저호에서 수천 년 동안 외부와 단절된 채 진화한 미생물의 생존전략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빙저호는 남극과 북극의 두꺼운 빙하 아래 존재하는 호수로, 고립된 환경에서 장기간에 걸쳐 독특한 진화를 겪기 때문에 과학적 가치가 높습니다.
다만, 막대한 탐사 비용과 기술적 난이도 때문에 온전한 시료 확보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극지연구소 김옥선 박사 연구팀은 미국 몬태나 주립대학교 존 프리스쿠 교수와 플로리다 대학교 브렌트 크리스트너 교수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과 서남극 1,087m 두께의 빙하 아래에 있는 메르세르 빙저호를 탐사하고 시료를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이 분석한 1,374개의 단일세포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해양·지표 미생물과 유전적으로 고립된 새로운 종이 발견됐습니다.
이들 종은 산소 농도에 따라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살아남았으며 이러한 차이는 군집 구조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메르세르 빙저호와 맞닿은 상부 빙하와 호수물 접촉면 사진[존 프리스쿠 교수 제공][존 프리스쿠 교수 제공]극지연구소 황규인 박사는 "대사적 유연성이 암흑·저영양·고압의 환경에서 미생물들이 수천 년간 생존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빙저호 시료에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을 적용해 극히 적은 생물량에서 유전체 수준의 분석을 구현했습니다.
이번 성과는 남극의 초극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어떻게 적응, 진화하는지 규명했을 뿐 아니라 얼음 아래 바다가 존재하는 유로파(Europa), 엔셀라두스(Enceladus) 등 외계 천체의 생명 가능성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자매지인 'Nature Communications'에 8월 게재됐습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남극에는 아직 인간이 접근하지 못한 600여 개의 빙저호가 존재한다"라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국제 협력을 강화해 미지의 극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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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혁(dhkim100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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