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대선 기간 정치적 성향을 띤 현수막을 게시한 혐의로 보수성향 교육단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14일 '보건학문&인권연구소' 김모 대표의 강남구 소재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김 대표와 이 단체는 대선을 이틀 앞둔 지난 6월 1일 서울 소재 고등학교 200여곳 정문에 '카톡 인스타 검열, 내 말 막지 마세요. 고3의 선택이 표현의 자유를 지킬 수 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건 혐의를 받습니다.

공직선거법 제90조 등은 선거 120일 전부터 정당 등을 제외한 개인·단체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수막 등을 게시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경찰은 현수막의 '카톡 검열'이라는 문구가 보수정당과 지지자들이 언론과 집회 현장 등에서 상대 정당을 규탄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라고 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내란 관련 가짜뉴스를 퍼 나르면 일반인도 처벌할 수 있다'고 언급해 논란이 된 상황에서 해당 문구가 민주당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쓰였다는 판단입니다.

김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피의자로 입건한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그를 정식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입니다.

김 대표가 이끄는 보건학문&인권연구소는 경찰 수사를 받는 '리박스쿨' 등과 연대해 학교 도서관 청소년 유해매체물 폐기 운동 등을 벌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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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빈(june8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