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확대 행정명령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의 원전 확충을 위해 시공 능력에 강점을 가진 한국의 적극적 참여를 희망한다는 뜻을 우리 정부에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1월 지식재산권 분쟁 해소를 계기로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다시 커지는 원전 시장을 '팀 코러스'(Team Korea+US) 차원에서 공략하기 위한 합작회사(조인트벤처)를 만드는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상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뤄진 한미 에너지 당국 접촉 과정에서 미국 고위 당국자는 우리 측에 자국 내 원전 확대 계획을 소개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미국 측은 한미 기업 간 지재권 분쟁이 해소됐고, 양국 정부 간에도 철저한 수출 통제 원칙 준수를 바탕으로 원전 협력 공감대가 마련돼 협력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이 제3국 시장보다 원전 확충 문제 해결이 시급한 미국에 와 원전을 지어주기를 희망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은 "양국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의논하자고 해 민관이 모여 구체적 논의를 하자는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 경제 부활과 더불어 원전의 대대적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050년까지 현재 약 100GW(기가와트)인 원전 설비용량을 400GW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미국이 추가로 짓겠다고 한 300GW는 1GW 기준으로 하면 원전 약 300기 분량에 해당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장 2030년까지 10기 원전을 착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전례 없는 많은 물량으로 사업자 선정부터 자금 조달, 실제 착공까지 실현 과정에 상당한 도전 요인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에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합작회사를 꾸려 미국 등 주요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유럽 시장에서 이렇게 힘을 계속 쓸 것이냐, 아니면 미국 시장을 겨냥할 것이냐 해서 미국 시장을 겨냥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원전 업계서는 합작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한국이 시도조차 못 한 미국 시장 진출 길이 열린다면 건설, 기자재 등 한국 원전 기업에 전에 없던 새 기회의 창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다만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한 우회 진출이 성사돼도 지분 비율 등에서 주도권을 웨스팅하우스에 내어준다면 '제2의 굴욕 협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원전 확대 목표 달성을 위한 한국 역할에 기대를 건 가운데 오는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도 원전 협력 방안이 의제로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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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ju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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