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조달 '짝퉁 생수' 파문[SCMP 캡처. 연합뉴스][SCMP 캡처. 연합뉴스]


홍콩 정부가 1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생수 조달 과정에서 이른바 '중국산 짝퉁' 사기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중국 본토 식음료 제품의 위생과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있는 홍콩에서 정부가 본토 생수를 납품받는 것만으로도 논란이 됐는데, 이마저도 가짜였던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홍콩 조달 담당 부서인 물류서는 홍콩 본섬과 외곽도서 정부 사무실에서 마실 생수를 납품하는 신딩신(鑫鼎鑫)과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신딩신이 납품하기로 한 생수가 라벨에 표기된 제조업체가 아닌, 중국 남부 광둥성 제3의 공장에서 제조된 것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홍콩 물류서는 "신딩신이 계약을 계속 이행할 수 없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어 계약을 즉시 해지하고, 또 다른 3건의 화학품 계약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신딩신은 지난 6월 홍콩 정부 입찰 계약을 통해 3년 동안 생수 188만 통을 5,294만 홍콩달러(약 94억 7천만 원)에 공급하게 됐습니다.

신딩신 측은 입찰 당시 중국 본토 브랜드인 로버스트의 광저우 공장에서 제조되는 생수를 공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원래 본토 식음료를 불신해 온 홍콩의 공무원들이 정부 제공 생수를 마시지 않고 직접 생수를 사서 마시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로버스트가 2014~2017년에 6차례에 걸쳐 위생 논란에 연루됐었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논란이 커졌습니다.

심지어 공급된 생수의 제조업체가 로버스트도 아니었습니다.

로버스트 측은 신딩신이 제조업체에 자사 이름을 허위로 표기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제의 물이 안전 기준은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사건으로 신딩신 이사 부부가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홍콩 경찰은 사건에 연루된 본토 출신 남성 1명을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중화권 매체들은 정부 입찰 관리의 허점이 드러났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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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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