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레이건·부시 84' 티셔츠[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단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단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보수 성향 미국 Z세대(1997∼2006년생) 사이에서 1984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조지 H. W. 부시 부통령이 압승한 대선을 뜻하는 로고가 박힌 티셔츠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레이건·부시 84' 티셔츠는 레이건 대통령 재단 홈페이지 등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습니다.
미 조지워싱턴대 학내 공화당 모임 회장인 키어런 래피는 WP에 고등학생 때였던 2020년 '레이건·부시 84' 티셔츠를 구입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시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대체로 진보적 성향이었다"며 그런 가운데서 보수적인 견해를 갖는 게 일종의 반항처럼 느껴졌다고 돌아봤습니다.
그러면서 이 티셔츠를 입는 것이 자신의 보수성을 나타내는 '쿨한 방식'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1984년 대선은 재선에 도전한 공화당 소속 레이건 대통령과 부시 부통령이 민주당에 압승을 거둔 선거입니다.
이를 토대로 부시 부통령은 1988년 대선에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보수 성향의 라이프스타일·브랜드 플랫폼 '더 컨서버티어'의 편집장 캐롤라인 다우니는 "Z세대인 나의 또래들이 이 굿즈를 입는 것을 정말 많이 봤다"며 "레이건은 여전히 일종의 바이브(vibe. 느낌·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보수 운동이 변화를 겪었고, 원래의 레이건식 보수주의는 더 이상 유행이 아닐 수 있다"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레이건 시대를 따뜻하게 회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 학생인 아리아나 젤딘은 "이런 굿즈를 입는 것은 단순한 패션이 아니다"라며 "보수 가치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진보 이미지가 주류를 이루는 문화에 맞서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티셔츠는 그들 세대가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부모 세대가 동참한 '미국적 자부심'에 대해 공감하게 해준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래피는 자신이 입는 레이건 티셔츠가 "빨간색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다니며 진보파를 자극하는 것보다" 덜 대립적인 표현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WP는 "이 티셔츠는 공화당이 급격한 변화를 겪어온 지난 10여 년 동안에도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며 이는 한때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체 게바라 티셔츠'의 보수 버전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의사였던 체 게바라(1928~1967)는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에 뛰어들었던 인물로, 서구에서는 대안·저항·청년 문화의 아이콘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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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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