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기아 반대 시위에 참가한 유대교 랍비[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기근이 선포되는 등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하자 유대교 랍비들도 이스라엘 정부의 전쟁 행위를 비판하고 나섰다고 뉴욕타임스가 현지시간 26일 보도했습니다.

미국 유대인의 절반을 차지하는 개혁파와 보수파 유대교 단체들은 유대교의 가치와 도덕적 우선 순위를 근거로 가자지구에 대한 추가 원조를 이스라엘에 요구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뉴욕과 워싱턴에서 가자 전쟁의 종식과 가자지구 원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30여 명의 랍비가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율법을 가장 철저하게 지키는, 보수 성향이 가장 강한 정통파 유대교 랍비들도 이스라엘 정부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전 세계 정통파 랍비 약 80명은 지난주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에 대해 '도덕적 명확성, 책임감, 정통파 유대교의 대응'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습니다.

서한의 서명자 명단에는 폴란드와 노르웨이의 수석 랍비와 아일랜드의 전 수석 랍비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서명자의 절반 이상은 미국의 랍비들입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하마스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이스라엘 정부가 대규모 기아를 방지하는 조처를 해야 할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유대교의 정의와 공감이 모든 인간에게 적용돼야 한다고 단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서한은 뉴욕 맨해튼의 현대 정통파 유대교 교육기관인 예시바대의 종교 지도자를 지낸 랍비 요세프 블라우가 주도했습니다.

블라우는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처우뿐 아니라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정통파 유대인이 팔레스타인인에게 가하는 폭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주민의 건강·복지에 관심과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해서 이스라엘이 자행한 파괴에 대한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것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서한에 서명한 마이클 슈드리치 폴란드 수석 랍비도 "끔찍하고 부도덕한 전쟁을 하마스가 먼저 시작했지만, 민간인에게 식량과 의료를 제공해야 하는 우리의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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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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