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태풍 볼라벤 강타한 서귀포항[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제공]올여름 기록적인 더위에 태풍도 한반도에서 만큼은 맥을 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여름철(6~8월) 우리나라로 북상하는 태풍은 1~2개인데, 올해는 영향 태풍이 단 한개도 없습니다.
태풍이 자주 지나다니는 제주 남쪽 먼바다 조차도 태풍특보가 한차례도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태풍이 한반도 근처에도 올라오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2016년 이후 9년 만에 태풍 없는 여름으로 기록됐습니다.
폭염에 밀려난 태풍[연합뉴스TV 제작][연합뉴스TV 제작]올해 여름 한반도에서 태풍이 사라진 것은 기록적인 폭염과 관련 있습니다.
대기 중층 북태평양고기압과 상층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면서 강력한 찜통더위를 만들었습니다.
마치 장벽처럼 발달한 이중 폭염 고기압에 태풍들이 줄줄이 중국과 일본으로 밀려나간 것입니다.
8월까지는 태풍이 한반도를 비꼈갔지만 9월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폭염을 만들던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서히 수축하면서 '태풍의 길'이 한반도 쪽으로 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 주변을 따라 북상하는데, 북태평양고기압이 물러나면서 가장자리가 한반도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한반도 주변 바다 온도[연합뉴스TV 제작][연합뉴스TV 제작]펄펄 끓는 바다는 가장 큰 불안요소입니다.
올해 여름 기록적 폭염 탓에 바다가 달궈진 데다, 동아시아의 해수 온도를 끌어올리는 태평양 10년 변동 주기(PDO)까지 겹치면서 올해 한반도 해수 온도는 평년보다 2~4도나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증기가 연료인 태풍은 해수온이 높을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품고 강력하게 발달할 수 있습니다.
문일주 제주대학교 태풍연구센터 교수는 "태풍 북상 시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온도는 상당히 중요하다며, 높은 해수 온도는 태풍을 강화시켜 가을철에 강력한 태풍이 우리나라를 내습할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기록으로 살펴봐도 한반도로 올라온 가을 태풍들은 여름 태풍보다 훨씬 더 강력했습니다.
역대 가장 큰 피해를 입힌 2003년 매미부터 기록적 비바람을 몰고 온 태풍 힌남노와 차바까지, 역대급 태풍들은 대부분 가을에 북상했습니다.
극한 폭염과 폭우가 반복된 여름에 이어 가을철에는 강력한 태풍이 북상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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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kimjh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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