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바닥 드러난 오봉저수지[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제공]강원도 강릉시에서 역대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30일(토) 오후 7시부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도 강릉시 일원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가뭄 같은 자연 재난으로 인해 재난 사태 지역이 선포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입니다.
정부는 주요 상수원에 추가 급수할 수 있도록 군, 소방 보유 물탱크 차량 등을 활용해 인근 정수장 물을 운반하고 범정부 차원의 대응 현장지원반을 구성하는 등 행정력을 총동원할 방침입니다.
강릉시는 저수율이 25% 이하로 떨어진 지난 20일부터 각 가정 계량기 50%를 잠금 하는 제한 급수를 실시해 왔습니다.
앞으로 저수율이 15% 미만으로 떨어지면 계량기 75%를 잠금 할 계획입니다.
전국 가뭄 현황(기준 : 8월 27일)자료 : 국가가뭄정보포털자료 : 국가가뭄정보포털강릉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가뭄 '심각' 단계를 겪고 있습니다.
국가가뭄정보포털에 따르면 8월 27일 기준 생활·공업 용수 가뭄 '심각' 단계는 오봉저수지를 주요 수원으로 하는 강원도 강릉시 1곳, '관심' 단계는 안동댐과 임하댐이 주요 수원인 부산·대구·경북·경남 16개 시군입니다.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지난 13일 25.4%를 나타내며 역대 최저였던 2000년(26%)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15일 24.3%, 20일 21.3%, 25일 17.4%, 30일 15.3% 등 연일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오봉저수지는 강릉시 생활·공급 용수의 86.6%를 담당하는 주요 급수원으로, 급수인구만 약 18만 명에 달합니다.
강릉시 역대 여름철(6~8월) 강수량2025년 여름철 총 강수량은 187.9㎜로 114년 관측 중 역대 최저 2위2025년 여름철 총 강수량은 187.9㎜로 114년 관측 중 역대 최저 2위강원도 강릉이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직접적인 원인은 '찔끔 비'만 내리는 야속한 하늘입니다.
올여름 강릉시에는 모두 187.9㎜의 비가 왔습니다.
이는 1911년부터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917년 여름철(187.4㎜)에 이어 108년 만에 가장 적은 여름 강수량입니다.
2020년대(2020년~2024년) 강릉시 여름 평균 누적 강수량(642㎜)과 비교해도 올여름 강수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상청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비구름이 태백산맥에 부딪히며 세력이 크게 약해진 채 강원 영동으로 넘어와 적은 비를 뿌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올해 여름 내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폭염도 극한 가뭄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더위에 땅에서 공기 중으로 빠져나가는 물의 증발량이 강수량을 초과하고 있는 겁니다.
강릉 지역의 8월 한 달 강수량은 41.1㎜에 불과하지만, 증발량은 4배가 넘는 169.8㎜에 달합니다.
저수지로 들어오는 물의 양보다 공기 중으로 나가는 수분의 양이 훨씬 많다 보니 수자원이 매일 급격하게 줄고 가뭄은 더 악화하고 있습니다.
9월 초순 강릉시 날씨 예보[기상청 제공][기상청 제공]앞으로의 가뭄 전망도 좋지 않습니다.
주 초(일요일~월요일)에 전국 곳곳에서 비가 내리고 집중호우 속에 최대 80㎜ 내외의 큰비가 예보된 곳도 있지만, 강원 동해안의 강수량은 5㎜ 안팎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9월 초순까지 강릉시는 비 예보 없이 30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지겠습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영동 지역의 9월 중순부터 10월 초순까지 강수량도 평년보다 대체로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당분간 평년보다 적은 강수가 예상되면서 강원도 강릉시는 앞으로 4주 간 가뭄 '심각' 단계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강릉시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는 가뭄 대응 대책 시행에 따라 가변적이나 무(無)강수 조건 고려 시, 4주 이내에 저수율이 10% 이하(9.7%)로 떨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왔습니다.
강릉시 오봉저수지 저수율 전망(8월 27일 기준)[자료 : 국가가뭄정보포털][자료 : 국가가뭄정보포털]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김동혁(dhkim100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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