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에서 논의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와 관련해 정부는 대미 투자를 뒷받침하는 '한도'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오늘(1일) 2026년 산업부 예산안 설명 브리핑에서 관세협상에 따른 대미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 예산 편성 계획에 대해 규모와 시기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어떤 식으로 이뤄져도 프로젝트가 있으면 캐피털 콜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캐피털 콜'은 금융 시장에서 출자금을 일시에 먼저 납입하지 않고 약정 한도 안에서 출자 이행 요구가 있는 때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한도 설정 개념에 해당합니다.

앞서 한국은 미국에 1,500억 달러 조선업 전용 투자 패키지(마스가 프로젝트)와 여러 전략 산업 투자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2천억 달러 범용 투자 패키지를 포함한 3,500억달러의 투자 패키지를 결정한 바 있는데, 그 구체화 방안을 놓고 한미 양국의 인식차가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한국 정부는 총 투자 패키지의 5% 수준을 직접 지분 투자를 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배수 효과가 커 실질적인 부담이 적은 보증으로 채우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 정부는 한국이 높은 비율로 자국이 직접 지정한 분야에 지분 투자를 하기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미 양국은 최근 정상회담을 앞둔 협의 과정에서 직접 투자 비중 등 패키지 구성, 투자 의사 결정, 이익 귀속 등 문제를 놓고 견해차를 노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처럼 상황이 유동적인 가운데 정부는 관세 협상 타결에 따른 대미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우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에 자본금 확충, 추가 출자 등을 위해 총 1조9천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한 상태입니다.

산은이 투자, 수은이 대출, 무보가 보증에 각각 특화된 구조인데 이 중 보증 업무를 수행할 무보에는 6천억원의 추가 기금 출연 예산이 배정됐습니다.

무보는 통상 기금의 20배 수준에서 보증을 설 수 있기에 6천억원의 기금 확충을 통해서 대략 12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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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별(good_sta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