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하던 여성이 아이폰 인공지능 음성비서 ‘시리(Siri)’를 통해 목숨을 구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영국 매체 더선은 현지시간 8월 31일 랭커셔주에 거주하는 엠마 루이즈 켈리(34)가 지난 1월 당시 남자친구였던 리 토마스(45)에게 집 안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엠마는 약 35분 동안 주먹과 발길질을 당하고, 언어적·성적 학대까지 겪었습니다.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는 아이폰 음성 명령 기능을 이용해 "시리, 999(영국 긴급 번호)에 전화해"라고 외쳤고, 즉시 경찰과 연결됐습니다.

신고 전화를 받은 경찰은 약 2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토마스를 체포했습니다.

엠마는 다음 날 병원 진단 결과 뇌진탕과 전신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법원은 토마스의 성폭행 및 상해를 동반한 폭행 혐의를 인정해 징역 9년 4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이 중 3년은 보호관찰 기간으로, 실제 수감 기간은 6년 4개월입니다.

현재 딸과 함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엠마는 “오랜 학대든 일회성 폭력이든, 모든 여성들이 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길 바란다”며 “부끄러워하거나 숨을 필요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음성 인식 서비스 ‘시리(Siri)’를 통해 위급 상황에서 구조된 사례는 이전에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2019년 미국에서는 차량이 강에 빠지자 한 남성이 휴대전화를 찾지 못해 큰 소리로 “시리, 911에 전화해”라고 외쳤고, 곧바로 구조대와 연결돼 목숨을 건졌습니다.

또 2017년 영국에서는 어머니가 쓰러지자 이를 목격한 네 살 아이가 어머니의 휴대전화 ‘시리’ 기능을 이용해 경찰에 신고했고, 이 덕분에 어머니가 극적으로 생명을 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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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ms328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