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언론들은 6년 8개월 만에 성사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양자 회담을 대서특필했습니다.

현지시간 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전날 저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북중 회담을 1면 머리기사로 다뤘습니다.

신화통신, 환구시보, 글로벌타임스 등 다른 관영 매체들도 일제히 회담 내용을 홈페이지 머리기사로 실었습니다.

중국 당국은 시 주석이 같은 날 만난 라오스 국가주석 등과의 회동은 '회견(會見)'으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회담(會談)'으로 표현했습니다.

중국에서 '회견'은 정치적이고 의례적 성격의 만남을, '회담'은 정치·경제·문화·군사 등 각 분야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중화권 매체들은 이번 만남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했다는 의구심이 해소됐으며, 시 주석이 '대미(對美)' 견제 카드로 북한과 회담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북한과의 관계 강화를 언급하면서 북러 밀착으로 북중 관계가 악화했다는 의구심이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며 지정학적 환경이 변화하고 북중 간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짚었습니다.

싱가포르의 중국 일간지 연합조보는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를 인용해 "중국이 북한과 밀착한 것은 '북한 카드'를 활용해 미국의 관심과 정책 자원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라며, 시 주석은 북한이 미국을 견제하기를 바란다고 주장했습니다.

리 교수는 "김 위원장을 중국에 초청한 것은 정보 교환을 위한 선제 조치"라면서 "북한이 앞으로 미국 정부와 접촉할 경우, 중국과 관련된 이익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8년 5월과 2019년 1월에도 방중했는데, 두 차례 모두 그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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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