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푸니쿨라 탈선 사고[로이터 연합뉴스][로이터 연합뉴스]


한국인 2명을 포함해 16명이 숨진 포르투갈 리스본의 푸니쿨라 탈선 사고로, 고풍스러운 매력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으면서도 노후 인프라에 의존하는 도시 취약점이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푸니쿨라는 언덕이 많은 리스본 도심의 가파른 경사를 오르내리는 전차입니다.

리스본을 상징하는 교통수단이자 연간 350만 명 이상 이용하는 관광 명물입니다.

현지시간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사고는 푸니쿨라 글로리아 노선의 256m 경사 아래쪽 커브 구간에서 전차가 선로를 이탈해 건물과 충돌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푸니쿨라가 탄소섬유 같은 신소재가 아닌 구식 소재로 제작된 점이 피해를 키웠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조르제 실바 포르투갈 재난방재 기술 전문가 협회 부회장은 "1914년 전기화 이후 사용된 금속과 목재 대신, 탄소섬유 같은 신소재로 전차가 만들어졌다면 충돌 파괴력이 줄고 사망자도 적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부품은 일반 운행과 흔들림을 충분히 견디지만, 탈선의 충격을 견디도록 설계되지는 않았다"며 "역사적 외형은 유지하더라도 더 현대적인 신소재를 사용해 전차를 교체하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그는 이번 사고 조사에서 전차를 작동하는 '펜듈럼 케이블 시스템'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푸니쿨라는 40명 안팎을 태울 수 있는 전차 두 대가 케이블로 연결돼 교대로 언덕을 오르내리며, 전동 모터가 케이블을 잡아당기는 구조입니다.

이는 오랫동안 검증된 기술이지만 글로리아 노선의 경우 '관광 붐'을 타고 지난 10년간 승객이 3배로 늘며 과부하가 걸린 상황입니다.

포르투갈 교통노조 연맹의 마누엘 레알 위원장은 현지 방송에 "노동자들이 케이블 장력 문제로 제동이 어려워졌다고 여러 차례 불만을 제기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지 매체들도 오르막길에서 전차를 끌어 올리고 내리막길에서 제동하는 케이블이 손상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푸니쿨라 운영사 카리스는 모든 유지·보수 절차를 이행했다고 밝히지만, 지금처럼 이용객이 급증한 상황에서는 더 철저하고 빈번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지진 다발 지역인 리스본에서 1755년 대지진 같은 대규모 지진이 재발할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점도 다른 불안 요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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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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