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학생생활관 절수[강릉원주대 제공][강릉원주대 제공]최악의 가뭄으로 재난사태 선포 열흘째를 맞은 강원 강릉에서 시민들이 변기 대신 페트병과 요강 등을 이용하는 등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어제(7일) 강릉 지역 맘카페에는 "페트병에 소변 본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 A 씨는 "물 나오는 시간까지 남편이 페트병에 소변을 모아 다음 날 물 나오는 시간에 한꺼번에 내리겠다고 한다"며 "아들도 그러겠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나중에 병은 종량제에 잘 처리해서 버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강릉시는 지난 6일부터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내 100톤 이상의 저수조를 보유한 일부 아파트 단지 등을 대상으로 제한 급수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이 글을 접한 강릉 시민들은 "저희 막내도 '소변 후 물 내리기 금지' 아파트 방송을 듣고 한두 번 안 내리더니 이제는 페트병을 이용한다", "변기 물을 내리지 말라는 말보다 좋은 대안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강릉 한 아파트에 붙은 단수 공고문[네이버 카페 '행복한 강릉맘' 캡처][네이버 카페 '행복한 강릉맘' 캡처]또 다른 누리꾼 B 씨는 "물 아껴 쓰다 질병 걸릴 것 같다"고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B 씨는 "소변을 두세 번 보는 게 찝찝하다. 변기 밸브 잠그고 허드렛물을 넣어 쓰는데 물이 튈까 봐 걱정된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설거짓거리도 한데 모아 식기세척기 급속으로 돌리는데 위생이 너무 걱정된다"고 적었습니다.
이 글에는 "저희 아기는 토요일부터 토하기 시작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물 때문인 것 같다", "아이들만이라도 깨끗한 물 쓰게 하고 싶다" 등의 하소연이 이어졌습니다.
강릉시는 올해 누적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심각한 물 부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들은 기본적인 생리 현상을 해결하는 데 지장이 생길 정도로 큰 불편을 겪는 상황입니다
오늘(8일) 오전 6시 기준 강릉 주요 상수원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2.4%로, 식수 공급 마지노선인 15%를 밑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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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연(jsw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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