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시설에서 면담 기다리는 협력사 직원들7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앞에서 관계사 직원들이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7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앞에서 관계사 직원들이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인 근로자 대규모 구금 사태에 대해 "인력을 불러오는 것을 검토하겠다"며 유화적 제스처를 보인 데 대해 한국과의 협력이 미국 제조업 경쟁력 회복에 필수적임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인력의 미국 파견 길이 다시 열리고 대미(對美) 투자도 차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미국 인력 양성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한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협력이 정착될 경우 우리 업무 관행의 선진화와 미국의 경쟁력 제고 등 '윈윈'이 가능하겠지만, 미국 내 제조업 현실과 현실적 여건을 고려할 때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오늘(8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이 나라에 배터리에 대해 아는 인력이 없다면, 우리가 그들을 도와 일부 인력을 (미국에) 불러들여 우리 인력이 배터리 제조든 컴퓨터 제조든 선박 건조이든 복잡한 작업을 하도록 훈련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산업에 대해선 한국의 도움 없이 제조업 경쟁력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힘만으로는 배터리 공장을 지을 수 없다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도 알았을 것"이라며 "따라서 합법적으로 비자를 풀어주겠지만 그 대가로 기술 교육을 요구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활성화와 미국 제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양국 교류가 제도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주축인 HD현대는 이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미국과 협력 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인력 양성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만큼 이 같은 지자체 협력 프로그램이 미국에도 수출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번 협력사 포함 300명이 넘는 한국인이 구금된 LG에너지솔루션도 구금된 인력이 복귀하고 비자 발급 절차가 개선되면 다시 인력을 보내 공장 건설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에 단속된 한국인 대부분이 배터리 설비 및 장비 설치를 위해 현지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체 인력을 파견할 경우 현지 공장에서 수개월 이상 체류하면서 공정 안정화는 물론 첨단 제조 장비의 조작법과 유지 보수 기술을 전수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가동을 위해서는 비자 쿼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그동안 불분명했던 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양국의 협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캐나다, 멕시코, 호주, 싱가포르, 칠레에 전문직 비자 쿼터를 할당해 국가별로 매년 많게는 무제한으로 비자를 발급해줍니다. 우리도 FTA 체결국이지만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인력 양성이 단기간에 가능한 일이 아닌 만큼 양국이 기대하는 만큼의 생산성 효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제조업보다 서비스업 및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에 강점이 있는 미국 산업 구조나, 숙련된 인력의 장기근속이 드문 근로 문화를 고려하면 우리 산업의 노하우를 그대로 이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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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솔(since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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