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우소나루 지지 집회에 등장한 초대형 성조기[AFP 연합뉴스][AFP 연합뉴스]브라질에서 쿠데타 모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전(前) 대통령 지지 시위에 나선 사람들이 초대형 미국 국기를 펼쳤다가 '불법 사용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현지시간 9일 G1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브라질 당국은 최근 상파울루에서 진행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행진에서 초대형 성조기가 쓰인 것에 대한 경위를 밝혀달라는 요청을 일부 의원으로부터 접수했습니다.
브라질 독립기념일이었던 지난 7일 상파울루 도심 한복판에서 쿠데타 모의 등 혐의로 기소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는 시위가 있었습니다.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의 결집은 그간 1년 넘게 공휴일이나 주말에 자주 목격됐지만, 이날 시위의 경우 약 465㎡ 크기 성조기 때문에 더 주목받았습니다.
"수백 명을 한꺼번에 덮은" 이 성조기는 당시 시위 현장의 다른 브라질 국기들을 완전히 압도할 만한 규모였으며, 브라질 독립기념일이라는 게 무색하게 행진의 주인공 역할을 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 성조기의 출처에 대해 미국프로풋볼(NFL)과 연결 짓는 주장을 제기해 주목됩니다.
지난 주말 상파울루에서는 'NFL 세계화'의 하나로 로스앤젤레스(LA) 차저스와 캔자스시티 치프스 간 경기가 펼쳐졌는데, 경기장에는 보우소나루 지지 집회 때와 비슷한 크기의 성조기가 내걸렸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브라질 좌파 성향 의원 2명이 경찰에 "길이와 너비, 색조 등이 유사해 보이는 점 등 동일 물품이라는 강력한 정황이 있다"며 "이처럼 거대한 물품을 운반하는 것은 복잡할 뿐만 아니라 많은 물류비용이 든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같은 국기가 재사용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NFL 경기에서 쓰인 성조기를 정치 집회에서 활용했다면, 외국 기관의 국내 정치 참여를 금지하는 브라질 법률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게 현지 언론 관측입니다.
NFL 사무국 또는 현지 경기 운영 관계자의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브라질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측근과 함께 2022년 10월 선거에서 승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 암살을 계획하고 군부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숨기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재판을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브라질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NYT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사건에 개입하려 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대형 성조기로 '감사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NYT는 "올해 한국에서도 우파 시위대가 미국 국기를 흔들며 선거 조작 의혹을 주장하고, 트럼프 지지자들의 구호였던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을 외쳤다"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성조기의 글로벌 이미지가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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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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