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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도쿄 세계 육상선수권 남자 3천 미터 장애물 경기에서 스포츠맨십의 상징적인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현지시간 13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예선전에서 벨기에 선수 팀 판 데 벨레는 허들을 넘다 장애물과 부딪혔습니다.

경기 초반에는 선두권을 달렸지만, 세 번째 허들을 넘지 못하고 부딪힌 것입니다.

이대로 경기가 마무리되나 싶던 그때, 힘겹게 결승선을 향해 가던 그가 갑자기 뒤를 흘끗 쳐다봅니다.

그러더니 '역주행'을 시작했습니다.

역시 허들에 걸려 상위권과 멀어진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 마르틴이 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오른발을 다쳐 다리를 절룩거리는 상태였습니다.

판 데 벨레는 곧장 산 마르틴에게 달려가 그를 부축했습니다.

두 선수는 서로 어깨를 감싸안은 채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지난해 로마 유럽선수권에서도 경기 중 넘어져 쇄골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적 있는 판 데 벨레는, "트랙에서 무력한 기분이 어떤 건지 잘 안다. 그래서 그냥 도와주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판 데 벨데는 "우리 둘 다 불운했으니, 그 불운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사람은 0.01초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산 마르틴이 9분 2초 21로 10위, 판 데 벨데가 9분 2초 21로 11위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이후 산 마르틴은 휠체어를 타고 트랙을 떠났습니다.

두 사람이 보여준 '스포츠 정신'에,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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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흠(h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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