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조현 외교부 장관의 방중에 때맞춰 중국 관영매체가 한중의 반(反) 트럼프 연대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환구시보는 조 장관의 방중을 하루 앞둔 16일 사설을 통해 "외부에서 보기에 조 장관의 방중에는 실용적 고려가 확연히 드러난다"라면서 그중 하나로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위한 준비 작업 성격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신문은 APEC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경제협력 메커니즘이라면서 "한중 양국이 지역·세계적 차원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번영을 함께 촉진할 넓은 무대를 제공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일방주의·보호주의가 심해지는 도전에 직면해 자유무역과 경제 세계화의 지지자이자 수혜자인 한중이 완전히 이번 기회에 개방적·포용적인 지역 협력 정신을 함께 제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호주의와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에 반대해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긍정적 에너지를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환구시보는 또 "고위급 소통을 통한 한중 관계의 안정으로 한미 경제·무역 마찰이 발생했을 때 완충책을 찾을 수 있다"라면서 "긍정적 신호를 내보내 한중 협력이 새로운 영역에서 꽃 피는 결과를 추진할 수 있다"라며 조 장관의 방중에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한중 외교장관이 번갈아 상대국을 방문하는 관례를 깨고 조 장관이 먼저 방중하는 데 대해서는 "정치적 측면에서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발전시키려는 적극적 의사를 보였다"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최근 관세·투자 문제로 한국을 압박하면서 한국이 더욱 균형 외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라는 해설을 덧붙였습니다.

환구시보는 "외부 간섭을 막는 데 함께 힘써야 한다. 지역 구도상 외부 요인이 한중 관계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라면서 "제3국 요인 때문에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 밖에도 한국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 시행, 중국인을 구하다 순직한 한국 해경에 대한 애도 분위기 등으로 양국 관계에 긍정적 요인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고 한국 내 반중국 집회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속적 대응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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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