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제공]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봉준호 감독이 관객들과 '스페셜 토크'를 가지고 함께 볼 영화로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유레카'(2000)를 꼽았습니다.
봉 감독은 "원래는 영화제 측에서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받았지만, 제가 '그동안 그 영화에 대해 너무 많이 얘기했다, 도저히 더는 못 하겠다'고 하며 이 영화를 제안했다"고 웃음 섞인 설명을 내놨습니다.
'유레카'는 봉준호가 장편 영화 감독으로 데뷔하던 해에 개봉한 작품으로, 봉 감독은 "2000년 (내가 만든) '플란다스의 개'가 로테르담 영화제에 초청됐을 때 '유레카'가 상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25년 전 엄청난 대형 화면으로 영화를 보고 압도당했던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다"고 돌아봤습니다.
이어 "반드시 큰 화면에서 봐야 하는 영화"라면서 "풍광 자체가 말하는 게 있는데, 주인공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걸 넘어서 내면의 풍광 같은 걸 보게 되는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가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던 때였다"라면서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봉 감독은 "이 영화가 가진 진가는 결코 간단하지 않은 마음의 여정을 진짜로 체험하게 해준다는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영화를 본 뒤 편안한 분위기 속 이어진 대화에서 봉 감독은 "제가 만들지 않은 영화에 대해 제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쑥스럽지만, 같이 영화를 봤으니 끝나고 나서 같이 카페에 가서 이야기 나누듯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관객과 감상을 공유했습니다.
사회자가 '압도적인 감정에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소감을 얘기하자 봉 감독은 "솔직히 이런 영화를 보면 입 다물고 조용히 나가서 술 한잔하면 되는 건데"라며 미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봉 감독은 영화제 측이 '영화란 무엇인가'를 질문하자 '잊히지 않는 이미지다'라는 답을 적어낸 일화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무슨 장면이었는지는 비밀이지만, 이 영화에서도 잊히지 않는 이미지가 있었다"면서 "여러분들도 하나씩 있을 텐데, 각자 그 '잊을 수 없는 이미지'를 잘 간직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봉 감독은 차기작에 대해서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고 있고, 열심히 일하다가 왔다"는 짤막한 설명으로 영화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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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하(jju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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