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반발해, 임신부들이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모습을 찍어 공유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3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임신부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의미로 '틱톡'에 자신이 타이레놀을 먹는 모습을 올리는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임신부 그레이스는 틱톡(TikTok)에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춤추는 영상을 올려 17시간 만에 조회수 30만 5천 회를 기록했습니다.

그는 영상에 "과학을 믿고, 의학적 배경도 없는 사람은 믿지 않는 임신부가 타이레놀을 먹는 영상입니다"라고 적었습니다.

또 다른 임신부 나탈리도 "두통 때문에 타이레놀 먹겠다"며 "난 과학, 의료, 의학 어느 분야에서도 학위가 없는 사람한테 의학적 조언 안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논란은 미국을 넘어 영국 등 다른 나라로도 확산됐습니다.

영국에 거주하는 에이미는 타이레놀을 먹지 말라고 남편이 말리자, 남편의 얼굴을 주먹으로 치는 코믹한 영상을 연기해 올리며 항의의 뜻을 표했습니다.

자폐증이 있는 아들을 둔 에이미는 "타이레놀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예전에도 반박된 바 있고, 트럼프는 과학적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열·통증을 타이레놀 없이 참고 견디되, "참을 수 없고 견딜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복용해야 하겠지만, 조금만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이부프로펜 및 아스피린과 달리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가 해열·진통을 위해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약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미 산부인과학회 스티븐 플라이시먼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잘못된 과학에 근거했다면서 "임신부들에게 해롭고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보냈다"고 비판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지난 10년간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일관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고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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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l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