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총리로 임명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현지시간 10일 정부를 이끌 총리직에 나흘 전 사임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를 다시 임명했습니다.

기존 정부와 단절하라는 좌파 진영의 요구가 또다시 거절된 겁니다.

엘리제궁은 이날 저녁 성명에서 "대통령은 르코르뉘를 총리로 임명하고 정부 구성 임무를 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일간 르몽드는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을 인용해 "대통령이 총리에게 전권을 부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직전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긴축 재정을 추진하다 야권의 반발에 부딪혀 사실상 축출되자 지난달 9일 르코르뉘 총리를 새 정부 수장에 앉혔습니다.

르코르뉘 총리는 약 3주간 야권과 예산안을 둘러싼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 6일 임명 27일 만에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엘리제궁 발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의무감에 대통령께서 맡겨 준 임무를 수락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새 정부는 역량 갱신과 다양성을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향후 구성할 내각에 좌파 진영을 포함한 야권 인사를 적극 기용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르코르뉘 총리의 측근은, 총리가 새 내각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모두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르피가로는 그동안 내무 장관을 맡아 온 브뤼노 르타이오 공화당 대표, 집권 여당 르네상스 소속인 제랄드 다르마냉 직전 법무 장관이 그 대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르코르뉘 총리는 또 야당이 제기한 모든 안건을 의회에서 재논의하는 걸 수용하라고 마크롱 대통령에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에는 마크롱 대통령의 임기 내 최대 역점 정책인 연금 개혁이 포함됩니다.

야당에서는 르코르뉘 총리 재임명에 즉각 강한 반발이 쏟아졌습니다.

좌파 총리 임명을 요구해 온 녹색당의 마린 통들리에 대표는 엑스에 "믿을 수 없다"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공산당의 파비앵 루셀 대표도 엑스에 "대통령의 용납할 수 없는 고집. 변화 없이는 불신임 될 것이다. 다시 투표장으로"라고 적었습니다.

극좌 정당 LFI의 마누엘 봉파르 의원은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해 "권력에 취한 무책임한 자의 프랑스 국민에 대한 새로운 모욕"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극우 RN의 마린 르펜 의원도 "술책은 계속되고 있으며, 따라서 불신임 표결은 불가피하고 (의회) 해산도 그 어느 때보다 피할 수 없다"며 새 정부를 무너뜨리겠다고 했습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도 "엘리제궁에서 그 어느 때보다 고립되고 현실과 동떨어진 마크롱이 임명한 르코르뉘 2기 정부는 민주주의의 수치이며 프랑스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가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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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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