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공짜 국수' 현수막을 내걸어 경주 시민의 분노를 산 월성원자력본부 관련자 5명에 대해 경징계 또는 경고 처분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향엽(전남 순천 광양 곡성 구례 을)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감사 결과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한수원은 월성원자력본부에 본부장과 대외협력처장, 지역협력부장에 대해 각각 감봉 3개월∼1개월 처분을 요구했습니다.

현수막 문안을 작성한 지역사회파트장에 대해서는 견책, 지역협력부 담당 직원에 대해서는 경고 처분을 요구했습니다.

감봉과 견책은 경징계에 해당하고, 경고는 아예 징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한수원은 사회적 물의로 회사의 명예가 심각하게 실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판단 아래 이런 징계 수위를 이같이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주권자인 국민을 조롱한 현수막 뒤에 숨겨진 시혜적 인식이 심각하다"라며 "한수원 지도부는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을 조롱하고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면 재발 방지가 되겠느냐"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달 15일 경북 경주시 황성동과 대릉원 일대 주요 도로에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게시했다가 시민 반발에 약 1시간 30분 만에 철거 결정을 하고, 4시간 뒤 철거했습니다.

같은 달 21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너무 모욕적"이라고 지적하자, 이튿날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이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월성원자력본부장을 비롯해 대외협력처장, 지역협력부장이 지난 1일 자로 보직 해임됐습니다.

권 의원에 따르면 월성원자력본부 지역협력부는 지난 6월 홍보 현수막 제작을 골자로 하는 '지역 수용성 제고 방안' 문서를 작성했으며, 당시 대외협력처장은 "사투리를 이용한 현수막 홍보는 참신하다", 본부장은 "적극적인 노력은 나쁘지 않다"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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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