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마주 앉은 젤렌스키[UPI 연합뉴스][UPI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에서 종전 지연을 이유로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시간 20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시한 종전 조건을 거부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칠게 압박했습니다.
그는 젤렌스키에게 "당신은 전쟁에서 지고 있다. 푸틴이 원하면 당신을 파멸할 것"이라며 푸틴이 하루 전 전화 통화에서 내건 제안대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라고 강요했습니다.
미국, 유럽,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회담 내내 젤렌스키를 직설적으로 몰아붙였으며, 때로는 좌절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우크라이나 측이 가져온 전황 지도를 보지 않겠다며 옆으로 내던지기까지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 자신의 최우선 과제는 전쟁을 끝내는 것이며 어떤 특정 영토 결과에도 얽매이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곧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도 못 박았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트럼프의 압박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영토 문제에 대한 양측의 극단적인 견해차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평화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현재 무력으로 점령하지 못한 지역까지 포함해 돈바스 지역 전체에서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력으로 빼앗기지 않은 영토를 양보하는 것은 재침공의 발판을 제공하는 것과 같으므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젤렌스키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는 신속한 승리를 원하지만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전면 점령을 원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가올 푸틴 대통령과의 헝가리 정상회담을 앞두고 '친푸틴' 행보를 보이자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국 의회가 추진해 온 대러시아 제재가 일시적으로 중단됐습니다.
반면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종전 압박에 직면한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러시아 동결 자산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1,400억 유로(약 231조 원)의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을 오는 23일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입니다.
데이비드 반 빌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EU는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동결된 러시아) 금융 자산을 어떻게든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재정적 숨통을 트여줌으로써 우크라이나가 협상 테이블에서 가장 유리한 패를 쥘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푸틴이 EU 영공을 통과해 헝가리 정상회담에 참석하려면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에 동의해야 한다"라고 압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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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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