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해안가에서 발견된 1차세계대전 당시 쓰인 편지 [AP 캡처]호주 해안가에서 발견된 1차세계대전 당시 쓰인 편지 [AP 캡처]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군인들이 쓴 편지가 100여 년 만에 호주 해안에서 발견됐습니다.
29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호주에 살고 있는 뎁 브라운은 그의 남편, 딸과 함께 지난 9일 와튼 비치에 쓰레기를 주우러 갔다가 음료 브랜드 '슈웹스' 병을 발견했습니다.
병 안에는 27세 말콤 네빌과 37세 윌리엄 할리 두 사람이 1916년 8월 15일 연필로 작성한 편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종이가 젖어 있었지만 글씨는 알아볼 수 있었으며, 병은 "따개비 하나 붙지 않은 완벽한 상태였다"고 뎁 브라운은 전했습니다.
군인들이 탔던 군용 수송선 HMAT A70 밸러랫은 유럽 서부 전선 제48호 호주 보병대대를 지원하기 위해 그해 8월 12일 남호주 애들레이드를 출발했습니다.
말콤 네빌은 병을 발견한 사람에게 남호주 윌카와트에 있는 어머니 로버티나 네빌에게 편지를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네빌은 어머니에게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바다에 묻어버린 한 끼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배는 흔들흔들했지만, 우리는 래리만큼 행복했다"고 썼는데, 이는 현재는 사라진 호주식 속어로 '매우 행복하다'는 뜻이라고 AP는 전했습니다.
윌리엄 할리는 어머니를 1916년 여의었기 때문에, 병을 발견한 사람이 편지를 보관해주면 기쁠 거라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발견한 사람이 지금의 우리처럼 잘 지내길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한편, 네빌은 1년 후 전사했고, 할리는 두 번의 부상을 입었지만 전쟁에서 살아 남아 1934년 사망했습니다.
뎁 브라운은 편지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두 병사의 가족들에게 알렸습니다.
할리의 손녀 앤 터너는 호주 A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 정말 깜짝 놀랐다. 아직 살아 있는 손주가 다섯 명이나 있다"면서 편지를 발견한 것이 "기적 같다"고 밝혔습니다.
네빌의 종손 허비 네빌 또한 "가족들이 믿기 힘들 정도의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 101세인 이모가 수년 동안 말콤 삼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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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운(zwoo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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