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가 기후 위기를 '사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참석자들의 날 선 비판과 함께 문을 열었습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현지시간 10일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COP30 개막식에서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위협이 아니라 현재의 비극"이라면서 "대도시가 아닌 아마존에서 이 대회를 개최하기로 한 건, 문제 해결 의지가 있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후 변화 대응에 연간 1조 3천억 달러를 투자하는 게 최근 일련의 전쟁에 들어간 비용 2조 7천억 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강조하면서,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염두엔 둔 언급을 이어갔습니다.

또 "허위 정보의 시대에 몽매한 사람들은 과학적 증거뿐만 아니라 다자주의의 진보마저 거부한다"면서 "그들은 알고리즘을 통제하고 증오를 심으며 공포를 퍼뜨리고 있지만, 이제 이런 식의 기후 부정론자들에게 새로운 패배를 안겨줄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기후변화 회의론자인 트럼프 미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결정한 데 이어 기후 관련 연구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드릴 베이비 드릴'(석유 개발을 늘리겠다는 뜻의 구호)로 상징되는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번 COP30에 아예 연방정부 차원의 대표단을 보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영국 가디언은 역대 유엔 기후총회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민자 강경 대응을 비롯한 트럼프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는 일부 미국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은 연방정부와는 달리 COP30에 직접 참석하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벨렝 도착 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글로벌 투자자 심포지엄에 자리해 "미국 정부 내에 여러분에게 존중을 보여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건 정치를 떠나 무례한 처사"라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 G1과 CNN 브라질은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최진경(highje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