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병원 활용 준종합 병원급 개원 계획, 재정 지원 규모 등 이견 커 3년만에 협약 해지

민관 공공형 응급병원 개설 무산 관련 주민 설명회[나주시 제공][나주시 제공]


전남 나주시가 폐업한 병원을 활용, 민관 공공형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려던 프로젝트가 물거품이 됐습니다.

민선 8기 시정의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추진했던 만큼 시민들의 아쉬움과 불만이 적지 않습니다.

나주시는 폐업 뒤 방치된 옛 영산포 제일병원을 지역 최초의 민관 합동 공공형 보건 의료 인프라로 구축하기 위해 모 의료재단과 맺은 협약을 해지한다고 오늘(1일) 밝혔습니다.

나주시는 최근 주민 설명회를 열고 사업 추진 경과와 협약 해지 배경 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습니다.

이 재단과 지난 2022년 12월에 협약한 만큼 3년만에 아무런 성과도 없이 공약사업을 접은 셈입니다.

일반병원과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이 재단은 병원을 인수한 뒤 내과, 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응급의학과 등을 갖춘 100병상 이상 준종합병원급으로 2024년 상반기 중에 개원할 계획이었습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와 가족 등 의료 소외 계층을 위한 다문화 진료센터도 들어설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재단은 2023년 말 리모델링에 착수한 뒤 지난해 3월부터 공사를 중단했는데 나주시와 지원금 규모와 기간 등을 놓고 큰 이견을 드러냈기 때문 입니다.

나주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배치된 응급실 운영, 코로나19 등 감염병 전문병원 활용 등을 조건으로 행·재정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응급실 운영에 따른 인건비, 의료 장비 구입, 인근 공영주차장 조성 지원, 다문화 진료센터 건립 등 재정 지원 규모가 예상외로 커지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습니다.

지하 1층·지하 5층 규모(연면적 4천583㎡)의 병원은 2002년 개원했으나 농촌인구 감소 등에 따른 경영악화로 2019년 폐업 뒤 방치돼 왔습니다.

영산포와 왕곡·세지·반남면 등 남부권 지역 주민들은 응급 치료나 입원 치료를 위해서는 관내 또는 타지역 종합병원으로 먼 거리를 오가는 불편을 겪어왔습니다.

나주시 관계자는 "인근 응급 의료기관이나 119 구급대와의 협력 강화, 1년 365일 남부권 특화 사설 구급차 운영 등 응급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역 공공형 의료기관으로 재탄생이 추진됐으나 무산된 옛 나주 제일병원[나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나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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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형일(nic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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