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여파…한미 이원화한 기형적 지배구조 도마

의결권 70% 보유 김범석 의장, 총수 지정 피하고 경영 책임 회피

쿠팡 개인정보 유출 범위는?[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진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서 5% 넘게 급락했습니다.

현지시간 1일 뉴욕증시에서 쿠팡Inc는 전 거래일 대비 5.36% 내린 26.65달러에 장을 마쳤습니다. 장 중 한때 7% 이상으로 낙폭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앞서 닷새 연속 상승하던 흐름이 꺾였고 거래량은 직전 거래일 대비 4.5배 수준으로 급증했습니다.

이날 낙폭은 지난달 5일(5.94%)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컸습니다.

이번 급락은 국민 4명 중 3명에 해당하는 3,370만개 계정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이 공개된 직후 나온 첫 거래일에 이뤄진 것으로 쿠팡의 허술한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을 둘러싼 논란도 재소환됐습니다.

미국 이민자로 '검은 머리 외국인'인 김 의장은 의결권의 70% 이상을 가지고 있지만 국회 출석 요구가 있을 때마다 해외 체류 등을 이유로 참석을 피하고 있습니다.

김 의장은 쿠팡의 클래스B 보통주를 1억5,780만2,990주(지분율 8.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클래스B 보통주는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가진 주식으로, 의결권을 기준으로 하면 김 의장의 지분율은 73.7%에 달합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보유 중이던 클래스B 보통주를 클래스A 보통주 1,500만주로 전환해 처분하면서 무려 4,846억원을 현금화하기도 했습니다.

쿠팡이 매출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거두고 국내 소비자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면서도 국내에서 사회적 책임과 내부 통제 측면에서는 미국 법인이자 미 증시 상장사라는 이유로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쿠팡 모기업인 쿠팡Inc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약 13조원입니다.

연 매출은 작년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었고 올해 5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김 의장은 그러나 1년 전 5천억원가량을 손에 쥐면서 200만주를 자선기금에 증여했는데, 당시 자선기금 대부분은 국내가 아닌 미국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김 의장은 쿠팡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도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에서도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 등으로 이를 피했습니다.

논란이 일면서 지난해 동일인 판단 기준이 개정됐지만 정작 김 의장은 4대 예외 조건을 모두 충족해 총수로 지정되지 않아 사익편취 금지와 친·인척 자료 제출 등 각종 의무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입니다.

쿠팡은 최근 여러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물류센터·배송 노동 환경 악화와 그로 인한 과로사 문제, 입점업체 수수료 과다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편 쿠팡 측은 자선기금 대부분이 미국에 쓰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기부금 배정과 운영 등 실무 진행을 위한 기부금 운영 계정이 미국에 있을 뿐"이라며 "해당 계정을 통해 국내 의료기관과 종교단체 등에도 지속적인 기부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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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현(viva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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